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상급병실 급여화 정책에 “국민 기만적인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3인실에 건강보헙을 적용할 예정이다. 의료계에서는 중소병원보다 종합병원 입원료가 더 저렴해지는 진료비 역전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12일 병의협은 성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중소병원과 종합병원간의 입원료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비용 문제 때문에 주저했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실제로 정책 발표 이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계에서 4,5인실을 줄이고, 2,3인 병실을 늘리고 있다며 정부가 추산한 재정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병의협은 “국민의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적인 의료서비스가 아닌 상급병실료 보장에 매년 2000억원 이상씩 낭비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정책으로 환자의 입원료 부담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의협을 포함한 전체 의료계가 이 정책은 포퓰리즘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함에도 정부는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재인 케어’의 실효성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병의협은 “보건복지부는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하면서 2-3인실 입원료는 본인부담금 상한액 산정에서 제외할 뿐 아니라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산정특례 혜택 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국민건강보험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한, 저소득층인 의료급여환자도 최소 30%에서 많게는 50% 의 급액을 지불해야 상급병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급여법 시행령도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며 “결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입원료가 줄어든다고 홍보를 하고서는 정작 기존의 국민의료비 절감 제도에서는 배제하여, 2-3인실 입원료는 진정한 급여 대상이 아님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병실료 걱정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든다고 홍보하면서도, 뒤로는 중산층 국민의 병실료를 할인해주는 수준의 정책에 정부 추산 연간 2천억원대의 소중한 건보 재정을 낭비하여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려 하고 있다”며 “정말로 의료비 지원이 절실한 희귀난치성환자나 의료급여환자들의 상급병실 입원료는 의료비 감면 혜택에서 제외해 버리는 시행령를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력이 없으면 의료 서비스의 차별을 받아야만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시행한다는 정책이 사실상 진료비 할인 정책에 지나지 않으며, 이 마저도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은 산정특례 질환자와 의료급여 환자들에게는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 진정 국민을 생각한 정책인지 의문스럽다”고비판했다.
아울러 병의협은 ▲희귀난치성질환자와 의료급여 환자들에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2-3인실 병실료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것 ▲해당고시를 만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고시를 철회할 것 ▲고시철회가 어려울 경우 상급병실료 급여화 제도 시행을 백지화 한 후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협상을 시작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