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는 32.9세, 여자는 30.9세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비해 각각 1.8세, 2.2세 높아진 수치다. 이처럼 결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임, 불임 환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아이를 원하는 데도 가질 수 없다는 소식은 다른 차원의 걱정거리다. 또 난임을 진단받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지만, 실제 난임시술을 결정할 때에도 당사자들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2세를 원하는 사람들의 말 못할 고민인 ‘난임’에 대한 궁금증을 권황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교수에게 물었다.
Q. 일반적으로 난임을 진단할 수 있는 증상이 있나
A. 난임은 일반적인 증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보통 아기를 원하여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져도 1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난임이라고 한다. 난임 치료의 시작시기와 임신 여부는 큰 연관성이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병원을 찾아 기본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
Q. 임신 출산에도 적령기가 있다고 하는데?
A. 최근에는 결혼, 임신, 출산 연령대가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결혼이 늦어지는 여성의 경우에는 미리 난소의 기능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난소의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라면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난자를 채취하여서 동결∙보존하는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Q. 난임 시술을 받고 싶은데, 어떤 기준을 가지는 것이 좋은가
A. 난임의 최종 목표는 임신이다. 따라서, 임신 성공률이 높은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각 시술기관의 임신성공률이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임신 성공률이 높은 시술기관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인터넷 여론과 대중매체의 보도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러한 정보 또한 정확하지 못한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일단 불임시술을 시행한 기간이 오래되고 시술건수가 많아서 불임치료 경력이 많은 병원과 의사를 선택하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처음 병원에 가게 되면 어떤 검사를 받게 되나
A.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고 남성에 의한 난임도 약 40% 이상을 차지하므로 반드시 부부가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난임 부부에서 필요한 검사는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생식호르몬검사, 골반초음파 검사, 그리고 난관의 막힘 여부를 확인하는 난관조영술, 남성의 정자 상태(운동성, 모양 등)를 확인하기 위한 정액검사 등이다. 이러한 검사의 시기와 종류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Q. 난임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을 알면 예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 난임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성의 연령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남성은 74일이라는 기간을 거쳐서 지속적으로 정자 생성을 하는 반면 여성은 제한된 난자 수(출생 시 100~200만, 사춘기 30만~50만)를 가지고 폐경기까지 사용한다. 때문에 연령의 증가에 따라 난자도 노화돼 자연히 임신율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은 25세를 전후로 생식능력이 최대로 올라가고 35세 이후 급격히 감소한다. 임신을 늦추는 것이 불임의 큰 원인 중 하나다.
남성불임의 경우도 40%에 이른다. 고환의 정맥이 늘어나 온도가 높아져 정자 생성을 하는 ‘정계정맥류’, 정자생성 호르몬의 분비가 떨어지거나 또 정자가 잘 만들어지더라도 부고환이나 정관이 폐쇄돼 정자가 배출되지 못하는 ‘정자통과장애’ 등 요도나 전립선 등에 염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 약물치료나 복강경, 로봇수술을 통해 원인부터 해결 후 본격적인 난임 치료가 시작된다. 난임 시술 시, 정액이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우수한 정자를 얻는 정자처리 방법과 정상기준 정액에서 정자 처리하는 부유법을 병행하면 임신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
Q. 난임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습관이 궁금하다
A. 골반염은 난관폐쇄, 골반강내 유착 등을 일으켜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염증, 특히 골반염의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치료받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 흡연을 피하고, 적정 체중의 유지,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난임 예방에 효과적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