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신발, 잘못 신다가 '병'난다

여름 신발, 잘못 신다가 '병'난다

밑창 얇은 샌들은 ‘족저근막염’, 통풍 안 되는 레인부츠는 ‘무좀’ 위험

기사승인 2018-07-10 04:00:02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비에 젖지 않는 레인부츠(장화)를 신는 이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또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면 너도 나도 샌들이나 슬리퍼, 조리, 워터슈즈 등 여름 신발을 꺼내 신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름 신발을 신을 때는 발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이나 무좀 등 족부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름철 신발 선택법과 발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밑창 두툼한 샌들 고르세요…까딱하면 발뒤꿈치 아픈 ‘족저근막염’  

밑창이 얇은 샌들이나 조리를 자주 신으면 ‘족저근막염’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굽이 없고 바닥이 얇은 평평한 신발은 걷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발에는 족저근막이라는 발꿈치뼈에서 발가락까지 뻗어가는 넓은 형태의 콜라겐으로 구성된 두꺼운 막이 있다. 이 막은 걷거나 서 있을 때 아치 모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탄력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족저근막염 환자들은 대부분 족저근막 부위 콜라겐성분의 변성이 일어나고 탄력성이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발뒤꿈치 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해서 발에 스트레스가 증가했거나, 최근 체중이 증가한 경우, 오목발이나 평발 등의 발 모양의 변형이 있는 경우에 더 쉽게 족저근막염이 발병한다.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편이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을 걸을 때 심한 통증이 있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이는 밤사이에 족저근막이 수축이 된 상태로 지내다가 아침에 체중이 부하 되면 수축된 족저근막이 갑자기 스트레칭이 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병이 진행되면 오래 걷거나 운동을 한 후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발 안쪽과 뒤꿈치에 심한 압통이 관찰되며, 아킬레스건 단축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뒤꿈치 통증이 있는 경우 무조건 족저근막염으로 진단한다. 뒤꿈치 통증이 특징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증상과 특징적인 임상경과가 아닌 경우 뒤꿈치 지방층 위축, 점액낭염, 종골의 피로 골절 등과 감별해야 한다.

진단은 주로 증상과 진찰로 알 수 있으며 다른 고가의 진단 방법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90% 이상의 환자들은 수술 치료가 아닌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너무 꽉 끼는 신발을 피해야 하며 굽이 너무 낮거나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넉넉한 크기와 약간 높은 굽이 있으면서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 보조기로 밤사이에 족저 근막을 스트레칭 된 상태로 유지해 놓으면 아침에 첫 발을 디딜 때 나타나는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보조기를 착용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줄어들고, 2~3개월 꾸준히 착용하면 완치할 수 있다.

발 변형이 있는 경우 체중 분산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견인력을 줄이기 위해 교정용 깔창 치료를 추천하기도 한다. 교정 깔창은 기성품보다는 자기 발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좋다.

이영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증이 아주 심한 급성기에는 족저근막의 테이핑 요법과 실리콘으로 제작된 발뒤꿈치 컵을 병용하기도 한다"며 "꾸준히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 하거나, 마사지, 족욕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여름철 ‘무좀’, 습기 잡아야 낫는다

통풍이 안 되는 레인부츠는 ‘무좀’의 발병 위험이 높일 수 있다. 높은 습도 때문에 발생하는  무좀은 유독 여름철에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무좀으로 진료받은 약 75만 명 중 약 38%(28만 5천 명)가 7월과 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마철에 자주 신은 레인부츠는 통풍이 안 되는 신발이다 보니 습도가 높고 따뜻한 환경에서 쉽게 증식하는 진균(곰팡이균)이 신발 안에서 생길 확률이 높다. 무좀균의 원인균인 진균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장화를 즐겨 신는 사람이 무좀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무좀은 ▲지간형(발가락 사이) ▲잔물집형(발바닥, 발 옆) ▲각화형(발 전체)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무좀으로 인한 작은 상처들이 잘 낫지 않는 경우 빨갛게 부어오르며 열감이 생기고 통증을 일으키는 봉와직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이렇게 진행되면 오랫동안 피부 병변이 지속될 수 있고 항생제 복용도 해야 할 수 있으니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발톱 무좀은 발에 있는 무좀과는 조금 다른 증상을 보인다. 우선 발톱이 두꺼워지고 노랗게 변한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으로 변화해서 발가락 주변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발톱무좀은 약물 복용과 함께 바르는 약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사용해서 무좀균을 없애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이 교수는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선 매일 발을 잘 씻고,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신발과 양말을 벗어 통풍을 자주 시키고, 자주 갈아 신는 등 습기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다"며 "당뇨병 환자인 경우 무좀이나 물집 등 발에 상처가 생긴 경우 반드시 족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발 관리 수칙 6가지

▲발을 잘 씻고, 잘 말린다.

▲발을 씻은 후에는 가벼운 로션을 발라 보습에 신경 쓴다.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 통풍을 자주 시키고, 자주 갈아 신는다.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신는다.

▲작은 상처, 무좀, 물집 등이 생기면 자가치료를 삼간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족부 전문의와 상의한다)

▲규칙적인 발 스트레칭 및 발 운동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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