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사업비가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각 부처별로 346개 사업, 5조4119억 원을 건의했으나 정작 반영된 액수는 237개 사업에 3조3820억 원으로 62% 수준에 그쳤다.
이중 국토(SOC) 분야는 3조1045억 원을 요구했으나 절반이 좀 넘는 1조9097억 원만 부처 예산에 포함됐다.
농림수산 분야는 8532억 원에서 6507억 원이, 환경은 5051억 원에서 2857억 원만 반영됐고 문화관광 분야도 1563억 원을 요청했으나 1013억 원만 포함됐다.
반영된 예산 중에도 중앙선 복선전철화(4700억 원), 중부내륙 단선 전철(3000억 원), 동해중부선 철도(2350억 원), 포항∼영덕 고속도로(407억 원) 등 SOC 사업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국비가 필요한 25개 신규 핵심 사업을 건의했으나 국가세포막 단백질연구소 설립, 5G 테스터 방망이 구축, 하회마을 방문객센터 건립, 산불방재센터 건립, 스마트 혁신 밸리 조성 등 17개 사업이 제외됐다.
특히 경주와 포항 지진 대책으로 추진하는 국립 지진방재연구원 설립(2000억 원)과 국가 방재교육공원 조성(1000억 원),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사업(2555억 원)도 제외됐다.
신규 사업 중에서는 봉화 국립문화재 수리 재료센터 건립(460억 원) 5억 원, 포항 해양레저 복합센터 건립(450억 원) 10억 원, 안동 백신 상용화 기술지원 기반시스템구축사업(295억 원) 5억 원만 반영됐다.
경북도는 균형개발 특별예산 등 최근 몇 년간 매년 10조∼11조원의 국비를 확보했으나 올해는 5조∼7조원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국비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등을 방문해 주요 현안사업에 협조를 요청하며 추가 예산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이 기획재정부로 넘어가 사업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필요한 국비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부처에서 줄어든 예산을 기재부에서 살리기도 쉽지 않고 내년에는 국가 직접투자예산도 많이 줄어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