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세월호 관련 조치 동정’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3일 기무사는 “국민적 반대 여론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해볼 때 인양 실효성 의문”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 기무사는 지난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전함 애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 들며 세계 각국의 수장문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장이란 시체를 바다 또는 강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매장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장례의 하나”라며 청와대에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언했다.
기무사는 수장을 위한 여론 조성 방안까지 제시했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 마련, 인양 불필요 공감대 확산 ▲인양 관련 구조 전문가 인터뷰·언론 기고 인양의 비현실성 홍보 ▲막대한 인양비용 부담 및 소요기간 장기화 문제점 부각 등을 내세웠다. 특히 ‘인양비용이 최소 2000억원, 인양 기간은 6개월 이상이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무사는 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에도 힘썼다. 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인 지난 2014년 5월에 작성된 ‘조치 요망사항’ 문건에는 “브이아이피(VIP, 대통령)의 사과와 위로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감성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5월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관련 및 새로운 국가운용 방안에 대한 대국민 담화’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