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올해 북한에서 고(故) 정몽헌 전 회장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정 전 회장이 2003년 타계한 뒤 매해 8월4일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개최해왔지만 2016년 남북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지난 2년간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대북 사업 재개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현대그룹 및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일부는 이날 현대그룹이 전날 제출한 '북한 주민 접촉 신청'안을 승인했다. 연례적으로 진행돼온 순수 추모 행사라는 점을 고려해 승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2003년 정 전 회장이 사망한 이후 영결식부터 시작해 매년 기일에 맞춰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진행해왔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에도 이뤄졌던 금강산 추모식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3년여 만에 대북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아산은 이에 대비해 대북사업에 경험이 많은 인력들로 구성된 남북경협재개준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TFT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현대그룹은 2000년 북측과 합의해 철도·통신·전력·통천비행장·금강산 물자원·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7대 SOC(사회기반시설) 사업권(30년간)을 획득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현 회장의 방북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현 회장이 남편인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2009년·2013년·2014년 등 모두 3차례였다.
업계 관계자는“이번 방북을 계기로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남북 경협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