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신'에 분노한 중국인들...'공산당 전복' 구호까지

'가짜 백신'에 분노한 중국인들...'공산당 전복' 구호까지

기사승인 2018-07-25 09:44:53


'가짜 백신'파문으로 중국인들의 분노가 치닫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제약기업 '창춘창성(長生)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우한생물제품연구소'가 생산한 DPT 백신이 불량 백신인 것이 드러나면서 중국 부모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창춘창성과 우한연구소는 품질 미달에 생산 데이터까지 조작된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대량으로 판매했다가 발각되자 최근 전량 회수했다. 해당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는 산둥(山東) 성과 허베이(河北) 성을 중심으로 3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가짜 백신사태로 중국 내 '공산당 전복'구호까지 등장할 정도로 중국 민심은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쓰촨성 청두, 장쑤성 난징, 저장성 항저우, 상하이 등 각지 어린이 병원 화장실 문과 벽면에 '화장실 혁명에 응답한다'는 공산당 전복을 촉구하는 격문이 붙고 있다.

중국 부모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또 가오쥔팡(高俊芳) 창성바이오 회장과 임원 4명이 전격 체포됐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분노한 중국인들의 민심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주중 미 대사관 웨이보에는 "몰인간적인 가짜 백신 사건에 대해 미국이 나서달라" "아기들이 맞는 백신까지 가짜로 만드는 '대단한 우리나라(厲害的 我們國家)'가 못하는 게 뭘까" "개인의 생명권조차 없다. 중국은 내게 애국을 기대할지 모르지만 나는 애국할 수가 없다"는 중국정부를 규탄하는 글들이 무더기로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제약업계 전반에 뇌물 제공 관행이 만연했고, 이것이 백신 스캔들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백신 국산화라는 명분으로 외국 제약사들을 쫓아낸 뒤 중국 백신 업계는 공격적인 로비와 정부 지원금으로 부를 쌓는 고질적인 문제를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창춘창성의 가오쥔팡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 차이나의 중국 부호 명단에서 자산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로 371위에 올랐지만, 이 회사는 작년 중국 정부로부터 무려 4830만위안(약 81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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