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산아제한정책의 전면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난임 환자들이 한국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로 몰리고 있다.
앞서 2016년 중국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한 자녀 산아제한을 폐지하고 두 자녀까지 확대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산아제한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아이를 가지려는 중국 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특히 중국 현지 난임 의료기관에는 대기자가 넘쳐나는 탓에 산부인과 의료관광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난임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환자들도 일부 증가하고 있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에 따르면, 2017년 병원을 방문한 중국 난임 환자는 1048명으로 2016년 661명보다 약 2배가 증가했다. 2018년은 6월말까지 중국인 환자 수는 500여명 정도다.
중국 난임 환자들 대부분은 얼타이(二胎·둘째아이)가 목표다. 첫 아이를 낳은 뒤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가 뒤늦게 재 출산을 결심하다보니 예비 산모의 연령대가 높고, 이 때문에 습관성 유산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김명주 차병원 서울역센터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35세 이후로 생식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배란장애, 습관성 유산 등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난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로 오는 해외 난임 환자들은 그 중에서도 어려운 케이스가 많다. 이미 다른 곳에서 난임치료를 받고 임신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분들, 성별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낳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몽골, 중동 등 여러 국가에서도 난임 등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높은 의료수준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2017년 2만145명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김 교수는 “난임치료에 관해서 우리가 가진 좋은 연구 성과가 많고 기술력도 좋다. 그러면서도 치료비는 중국 현지나 미국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또 외국인 환자에 맞춰 법적인 절차나 치료 과정에서 의사소통 등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며 “치료를 받고 고국에 돌아간 환자가 임신소식을 전할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