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韓方) 천연물의 효능이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 치료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주로 쓰이는 한약재인 천수근(Harpagophytum procumbens)에 포함된 하르파고사이드(harpagoside) 성분의 항골다공증∙항염증 효과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힐튼 렉싱턴 다운타운 호텔에서 열린 미국 생약학회(American Society of Pharmacognosy) ‘ASP 어워드’에서 자생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가 공동 집필한 논문이 ‘2017 아서 슈왈팅상(Arthur E. Schwarting Award)’을 수상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서 슈왈팅상은 최우수 논문상에 해당하는 상으로, 해당 연도에 발행된 온∙오프라인 논문 중 가장 뛰어난 논문에 수여된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논문은 '천수근 뿌리에서 분리한 하르파고사이드의 항골다공증 효능 연구'다. 지난해 생약학회지(Journal of Natural Products, IF= 3.281)에 게재된 바 있다.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정화진 박사가 제 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이상국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두 연구팀은 하르파고사이드의 항골다공증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난소가 절제된 쥐 모델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하르파고사이드는 뼈의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조골세포(MC3T3-E1)에서 골모세포 증식, 알칼리성 인산가수 분해효소 활성, 광화작용 자극을 통해 골 형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켰다. 뿐만 아니라 대퇴골의 골밀도도 하르파고사이드에 의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하르파고사이드가 쥐에서 난소절제술에 의해 유도된 골 손실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르파고사이드의 항염증 효과는 ‘신바로3의 항염증 효능 및 이를 매개하는 TLR4조절 기전에 대한 연구’라는 이름으로 지난 4월 염증조절 관련 SCI급 국제학술지(Mediators of Inflammation,IF=3.232)에 게재된 바 있다. 천수근을 가수분해해 조제한 신바로3는 자생한방병원이 하르파고사이드로부터 하르파지드(harpagide)와 신남산(cinnamic acid)을 분리해 개발했다.
연구 결과 신바로3는 염증반응의 주요 매개체인 활성질소(nitric oxide, NO)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유전자 COX-2와 iNOS의 발현도 차단했다.
정화진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사는 “한방 천연물의 장점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연구와 검증을 통해 효능이 인정받은 만큼 이를 활용한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한방 천연물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천수근의 주요 성분인 하르파고사이드는 골형성 유도, 항염증 효과가 있어 향후 골다공증과 관절염 등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장은 “천연물은 화학물질에 비해 비교적 안전해 만성∙난치성 약물 개발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한방 천연물의 효능이 인정받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관련 치료제 시장뿐만 아니라 한방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해 근골격계 질환을 극복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