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이전이 웬말” 마산가포고 이전 논란

“갑작스런 이전이 웬말” 마산가포고 이전 논란

기사승인 2018-07-28 14:13:51

27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이전 반대 집회 열려

반대 비대위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적 밀어붙이기"

경남도교육청 "찬반 설문조사 등 절차 남아있어"

지난 27일 오후 4시 경남도교육청 앞에 때아닌 힙합 음악의 거친 가사가 울려퍼졌다. “바다를 메꾸더니(메우더니) 공장 올라가고/공장 해로우니 우리더러 가래/어른들이 하는 짓이 그렇지 뭐/말로만 차별 없지 구린내 쩔지(나지)” 이곳에서 열린 마산가포고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집회에 참가자들이 힙합 자작곡 가포고를 튼 것이다. 이 곡은 2회 졸업생 박민준(37)씨가 작곡했고 작사는 졸업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눠 만들었다.

집회 참가자 20여명은 모두 가포고라는 글씨가 쓰여진 흰 티셔츠를 입었다. 가포구 문구 아래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반대 서명운동 주소(gapogo.com)도 적혔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이 서명운동에 28일 오전까지 72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마산가포고 졸업생은 7800여명, 재학생은 492명이다. 이들은 서명운동을 이전이 철회될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경남도교육청의 마산가포고 이전 추진을 두고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북면 고교 신설이 불가능해 통학환경 등이 열악한 마산가포고를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해당 학교 졸업생 등은 충분한 논의 과정이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갈등의 중심은 경남도교육청의 마산가포고 이전 추진으로 현재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있는 마산가포고를 의창구 북면으로 옮긴다는 내용이다.

경남도교육청은 북면지역 2개 중학교(감계중, 창북중(2020년 개교 예정)) 졸업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오는 2022년에 1000여명의 학생들이 창원시내 방향으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기에 북면 학생들의 통학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가포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20166월과 지난해 5월 각각 북면지역 고교 신설에 대한 자문을 구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다른 곳에서 이전할 고교를 찾았지만 희망학교가 없었다.

결국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내부적으로 이전 대상이 되는 학교를 찾았고 그 결과 지난 5월 마산가포고 북면 이전 추진 계획안이 만들어졌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마산가포고 진입로 주변이 준공업지역으로 인근에 공장이 있다학생들의 통학환경,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어 대상으로 정했고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전 반대 비대위 총무인 박은희(39, 마산가포고 1기 졸업생)씨는 마산가포고 인근 다른 학교, 결핵전문기관인 국립마산병원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통학환경, 건강권 등을 주장하는 경남도교육청의 논리는 이전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적인 추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대 의견이 만만찮고 향후 재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하는 찬반 설문조사도 남아있어 실제 이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경남도교육청은 오는 8월 중 가칭 가포고 신설대체이전 추진위를 구성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추진위 구성과 설문조사 대상자 및 인원은 미정이다. 이전은 설문조사에서 투표인원의 65% 이상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창원=정치섭 기자 cs@kukinews.com

정치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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