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기요금은 우리 몫인가요?

왜 전기요금은 우리 몫인가요?

누진제 폐지 요구 커지는데... 정부, 소극적 대처 일관

기사승인 2018-07-30 20:41:23


누진제 폐지 요구가 거세다.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틀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폭염에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 많이 못 틀고 괴로워하고 있다”, “문 활짝 열고, 에어컨 빵빵하게 돌리는 산업용 전기는 놔두고 왜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나”, “누진제는 불평등, 불합리다”, “누진제로 그동안 억울하게 낸 전기요금 환불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에 누진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발언 중 일부다. 청원은 수백 건을 넘어서고 있고, 30일 행정안전부 관계자가 국회에서 폭염은 자연재난이라고 마지못해말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사실 누진제 형평성 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 및 교육용과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는 세금 부담을 국민에게만 돌리고 있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10대 대기업이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은 국민이 주택에서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과 같고, 산업용 전기 사용이 전체의 55%에 육박하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최근 유래 없이 이어지는 폭염에 그간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한전의 주장은 좀 다르다. 누진제가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을 감소시키며, 고소득층에게 부담을 돌리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저소득층은 전기를 많이 안 쓰고, 고소득층은 전기를 많이 쓸 것이란 전제가 숨어있다.

성남에서 아파트 경비로 일하고 있는 권용익씨(가명·62)밤을 새고 낮에 잠을 자야하는데 더워서 잘 수가 없다. 일본에선 방송에서 폭염은 건강에 위험하니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낮추라고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폭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렇듯 국민들의 불만이 점차 커지자 정부도 주택용 전기요금의 차등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컨 등 냉방기의 사용이 많은 여름철과 7~8,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별로 전기 사용량에 따른 요금 적용을 달리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차등 적용은 국민들의 누진제 폐지 및 전향적 개편과는 체감 온도가 다르다는 평이다. 권씨는 말한다.

이러다 폭염으로 인명 사고가 나야 바뀔까, 정부는 서민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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