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소속 간호사 자살 사건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올해 2월 신규 간호사인 고(故) 박선욱 간호사가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유족들은 병원의 '태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간호사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 올라온 제보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신규 간호사 면접장에서 일부 지원자에게‘올 초 병원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힘든 신규 생활을 어떻게 버틸 것이냐’ 등을 질문했다.
이같은 질문을 받았다는 한 지원자는 "면접에서 대놓고 너는 안 그럴 거지? 이러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지원자 중에는 고 박선욱 간호사와 같은 학교 출신의 지원자도 있었다. 그는‘학교 선배가 자살한 병원인데 왜 지원했느냐’, ‘주위에서 여기에 지원하는 걸 말리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병원의 부적절한 질문이 예비 간호사들에 대한 또 다른 '갑질'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 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31일 성명을 내고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질문"이라며 병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서울아산병원은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질문으로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이 병원 탓이 아니라 개인 탓이고, 고 박선욱 간호사의 후배는 믿지 못하겠으니 죽지 않을 것을 각오하라고 강요한 셈"이라며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 이후 단 한 번도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고인과 유족에게 다시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서울아산병원은 유족에게도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며 "만일 이 문제를 덮고 넘어가거나 예비 간호사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취한다면 고 박선욱 공대위는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에 대해 서울아산병원은 선배 간호사인 면접관이 그런 질문을 한 건 사실이며, 부적절한 질문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