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최고기온이 39도를 돌파하는 등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온열질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치아건강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극심한 더위가 심한 갈증을 유발하고, 살균, 소독 작용을 하는 침 분비가 줄면서 입 속 세균이 활성화 되기 때문. 무더운 날씨가 치주질환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치주질환의 진료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6월~8월) 진료인원이 약 385만 명으로 같은 해 겨울철(전년도 12월~2월)진료인원 약 350만 명 보다 10%(약 34만 6000명)더 많았다. 박대윤 유디목동파리공원치과의원 대표원장과 함께 폭염으로 발생하는 구강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시원한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치아건강 위협
무더운 여름철에는 갈증을 해소 하기 위해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찾는다.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지만 높은 당도로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특유의 끈적임으로 인해 치아에 오랜 시간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하기 쉽다. 또한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을 깨물었을 때 치아 파절이 생기기도 한다.
탄산음료 또한 높은 당분으로 충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강한 산성 성분으로 인해 치아의 겉면인 법랑질을 부식시킬 수 있다. 산도(PH)가 낮을수록 산성이 강한 것으로 측정하는데, 탄산음료의 산도(PH)는 3~4정도인데 반해 치아는 5.5PH 이하에서 부식된다.
◇잠 못 이루는 여름 밤, 치주염 위험 커져
폭염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 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되면서 면역력이 저하되기 십상이다. 이때 구강도 면역력의 영향을 받는다. 외부 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되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붓는 등 증상을 보이기 쉽다.
또한 열대야로 바로 잠들지 못해 시원한 맥주와 치킨 등의 간식을 섭취하고 양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이 들면 저하된 면역력의 구강상태가 더욱 악화된다. 이 밖에도 날씨가 더울수록 갈증을 심하게 느끼고 침의 분비가 줄어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입 속에 쌓이면서 입 냄새가 난다. 여름철 이러한 잇몸질환과 입 냄새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양치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탄산음료 대신 물을…칫솔에도 세균번식 주의해야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를 마신다면 빨대를 이용하거나 마신 후에는 반드시 물로 충분히 입 안을 헹군 후 30분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구강뿐만 아니라 칫솔도 세균이 번식이 쉬운 환경이 된다. 치아건강을 지키기 위해 칫솔 교체를 최소 3개월에 한 번씩은 해주고, 사용 후 화장실이 아닌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건조시킨다. 휘어지고 벌어진 칫솔모는 치석을 제대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여름철 구강질환 예방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치아가 건강하다면 1년에 한 번 정도, 잇몸 상태 등이 안 좋을 경우 3~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