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이제 정말 5위 자리까지 위태롭다. LG가 혹독한 8월을 나고 있다.
LG는 지난달 20일부터 9일까지 17경기에서 2승15패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6월엔 2위 자리까지 올랐고 지난달 20일까진 승패 마진이 +10에 달했던 LG지만 지금은 53승1무56패로 승패 마진이 -3에 그친다. 더불어 8연패 늪에 빠진 동안 반등한 삼성에게 덜미를 잡혀 5위로 추락했다. 분위기대로라면 10일 삼성전에서 5위를 내주는 것도 시간문제다.
투타, 그리고 수비에서 고루 발목이 잡혔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이 나아지지 않았다. 비교적 안정적인 선발 마운드에 비해 계투진은 평균자책점 5.52로 리그 최하위 수준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지켜야 될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는 일이 잦다. 빠른 볼을 보유한 고우석은 여전히 컨트롤 불안에 시달리고, 마무리 정찬헌은 집중타를 맞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타선의 침묵도 길어진다. LG는 현재 팀 타율 2할9푼6리로 리그 2위다. 하지만 8월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할7푼5리로 리그 9위에 해당된다. 득점권에선 2할1푼6리(리그 8위)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다.
LG의 심장이라 불리는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2할9푼1리로 이전에 비해 힘이 빠진 모양새다. 심지어 8월엔 타율이 1할8푼5리에 그친다.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 유격수로 선발된 오지환 역시 7월 타율 2할1푼3리로 부진에 허덕이다 최근에야 방망이가 살아났다.
타순을 변경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봤지만 녹록치 않다. 주전과 비주전과의 기량 격차도 커 쉬이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2선발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근육통으로 이탈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회복세를 지켜봐야 해 복귀시기를 가늠하긴 힘들다. 4번 타자를 맡았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84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대퇴부 근육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아 9월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가르시아는 올해 출전한 35경기에서 타율 3할8푼1리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017에 달한다. 득점권 타율도 3할1푼으로 준수하다. 타선의 핵심인 그가 자리를 비우니 공격력 저하는 불가피하다. 셋업맨 김지용 역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다.
이밖에도 LG는 작전 미스, 수비 실책 등 기본기가 무너지며 패배를 자초했다.
LG는 현재 삼성, 넥센, KIA, 롯데와 함께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고 다투고 있다.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연패가 더 길어지면 곤란하다. 선수들, 그리고 스태프 모두의 변화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