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홈’으로 AI 스피커 시장 ‘출사표’…‘가격만 낮았어도’

삼성 ‘갤럭시홈’으로 AI 스피커 시장 ‘출사표’…‘가격만 낮았어도’

기사승인 2018-08-11 01:00:00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출시장에서 자사 AI(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홈’을 공개한 가운데, 고가의 가격이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0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진행한 ‘갤럭시 언팩 2018’에서 갤럭시홈을 깜짝 공개했다. 당초 업계는 갤럭시홈의 공개 장소를 이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18’로 예상했다.

갤럭시홈은 삼성전자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호출해 작동시킬 수 있으며,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과 연동할 수 있다. 8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멀리서 말하는 목소리도 인식 가능하다. AI 스피커의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포티파이’와 제휴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시장의 선두주자인 점을 이용해 입지를 다질 것으로 여겨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9.6%의 점유율을 기록, 8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28.9%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도 갤럭시홈 발표 자리에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 최근 2년 사이에 고도화된 기술들이 홈가전에 적용돼 하나로 묶이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높은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판매 시기나 가격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외신을 비롯한 관련 전자업계는 300달러(한화 약 33만원)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AI 스피커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KT ‘기가지니2’ 임대료는 3년 약정에 월 4400원으로 책정됐으며, SK텔레콤의 ‘누구 캔들’은 14만9000원(VAT 포함)이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 ‘U+우리집AI’ 14만9000원, 네이버 ‘프렌즈’ 12만9000원, 카카오 ‘카카오미니’ 11만9000원 등이다.

게다가 AI 스피커를 단품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적은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다수 고객이 통신사 IPTV 구매 시 따라오는 사은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구매 경로 중 통신사 콜센터 및 대리점(51%)과 경품·선물·이벤트(15%)를 합한 수치는 60%를 넘는다.

AI 스피커 이용률이 높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1만25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스피커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15명(11%)에 그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AI 스피커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모든 가전제품과 연동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의 AI 스피커는 자사 제품과만 연동 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 기존 제품들과 크게 차별화될만한 지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말로 300달러 대의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너무 비싸다”고 덧붙였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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