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혐의로 특검(특별검사)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이 대질신문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해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사정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이 지난 9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진행한 대질신문에서 드루킹은 진술을 수차례 바꾸었다.
대질 조사에서 드루킹은 “김경수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청탁을 어떤 식으로 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김 지사가 아닌 그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청탁 시점도 기존에 알려진 2017년 6월 7일보다 늦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특검은 드루킹이 그해 12월 14일 작성한 문건을 제시하며 설명을 요구했다. 문건에는 “6월 7일 의원회관에서 '바둑이'를 만나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를 칭하는 은어다.
이 문건을 읽은 드루킹은 자신의 직전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 나오자 이를 부인했다. 이후 그는 “문건을 잘못 기재했다”라고 진술을 다시 번복했다.
제목이 없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이 문건에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한 경과가 담겼다. 일본이 2018년 침몰하기 때문에 오사카 총영사를 통해 재일교포와 일본 기업을 북한 개성공단으로 이주시키자는 계획 등도 적혔다.
드루킹은 2016년 11월 9일 김경수 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한 뒤 김 지사로부터 회식비 100만원을 받았다는 기존 진술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반면 드루킹은 댓글조작을 김 지사가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의심케 하는 또 다른 정황을 대질 과정에서 새로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팀은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특검은 그동안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이르면 이달 12일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