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자 관련 업종주가 동시에 하락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4.23% 떨어진 26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최근 주가의 절반 수준인 14만7000원으로 제시한 영향이 컸다.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를 통해 “유럽에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54%, 트룩시마가 27%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점유율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덜 매력적이고 제도적 지원도 적으며 파트너사 역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들은 해당 의약품 분야에서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7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서 2025년 140억 달러로 성장하겠지만 경쟁이 심화하고 중국, 인도 제약사가 부상하면서 유럽 시장의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깎아 먹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함께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분석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미약품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고, 유한양행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7.44%)과 유한양행(-2.39%)을 비롯한 대다수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함께 위축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바이오 시총 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3.88% 떨어졌고 셀트리온헬스케어(-4.37%), 신라젠(-8.46%), 메디톡스(-5.07%), 바이로메드(-3.01%), 셀트리온제약(-4.92%), 코오롱티슈진(-5.73%)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바이오업종에 ‘매도’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 1월 도이치증권은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도’ 의견과 함께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현재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8만7200원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보다 절반 이하 수준인 4만800원으로 제시했다.
한상희 도이치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그룹의 R&D 비용 자본화가 세계 동종기업보다 높다. 직접 지출한 R&D 비용 비율은 27%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6년 5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어렵고, 약 35%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