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남겨둔다는 ‘외교·안보·통상’ 특활비, 사용처·규모는 오리무중

국회가 남겨둔다는 ‘외교·안보·통상’ 특활비, 사용처·규모는 오리무중

유인태 국회사무총장 “연말 후반기 특활비 사용처 공개”

기사승인 2018-08-16 15:40:29

국회가 16일부터 외교·안보·통상 등의 영역을 제외한 특수활동비를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100%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기대와는 격차가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상임위원장단 회의에서 “납작 엎드려 국민 뜻을 따르는 것밖에 없다”며 국회 특활비 폐지 방침을 밝혔지만 최소한의 경비는 남겨두겠다는 점을 시사, 그 영역과 금액 수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오후 유인태 사무총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면 얼마가 될지 모르겠다”며 “(특활비 규모가)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당초 문 의장이 전액 폐지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과 관련해 유 사무총장은 “(이 결정은) 의장 독단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내년 특활비 예산 규모와 관련해, 유 사무총장은 “예산 편성 시간이 많지 않다. 잠정적으로 예산안을 내고 덜 쓰거나 더 필요하면 다음 예산에 반영될 것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고만 말했다. 

특활비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는 “공개 범위와 방식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듣고 연말까지 전부 공개한다는 게 사무처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특활비 내역 공개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 사무총장은 최근 보도에 대한 불편한 심정도 드러냈다. 그는 “사실에 입각해 보도해 달라. 국회가 그거(특활비) 조금 쓴다고 해서 엉터리 기사 좀 쓰지 말라”고 말했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는 감축된 특활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관련해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특활비 본연의 목적에 맞도록 최소화해서 필수불가결한 것만 집행한다는 것 외에 어떠한 계획도 갖지 않다”며 “특수 활동이 언제, 어떻게 쓰이는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금액을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5~6억 원대가 운용될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박 실장은 “하반기 특활비 70여억 원 중 70~80%가 삭감되기 때문에 이런 금액(5~6억 원)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문 의장은 잔류 금액마저도 거의 집행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고만 말했다.  

박 실장은 전날 문 의장이 유인태 사무총장 등과의 회의에서 100% 완전 폐지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지만, 유 사무총장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며 노력해도 꼭 필수불가결한 내용이 있다”며 “필수불가결한 것까지 없애면 국회 해산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특활비 삭감 예외 영역으로 남은 외교·안보·통상 분야와 관련해 질문이 쇄도하자, 박 실장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활비 자체를 만들 필요가 없다. 국익과 관련된 본래 목적과 부합한 분야에 쓰인다. 외교는 상대국과의 관계도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특활비가 왜 필요한지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실장은 “(당장)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할 순 없지만 금액 삭감 및 반납해서 설명 드리겠다”며 “후반기 특활비 집행을 어떻게 할지 알 수 없지만, 이 부분은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에서 다뤄지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업무추진비로는 해결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박 실장은 “외교 통상 마찰 등에 있어 의회 외교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풀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의장의 집행지침에 따라, 모든 결과는 연말에 밝히겠다. 국회 특활비는 사실상 오늘부로 폐지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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