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이 20일 금강산에서 상봉한다.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1회차 상봉이 20~22일 열리며, 24~26일 진행되는 2회차 상봉에서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4·27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합의에 따른 것이다. 제21차인 이번 상봉은 2015년 10월 후 2년 10개월 만이다.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측 이산가족의 건강을 돌보게 될 최대종(서울적십자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의료대 대장은 19일 연합뉴스에 “걱정은 고령자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사전 점검을 통해 응급상황을 사전에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이번 1차 상봉 행사를 위해 서울적십자병원 의사 6명과 서울, 상주, 통영, 영주, 대전 등의 적십자병원·혈액원에서 선발한 간호사 6명으로 의료진을 꾸렸다.
전정희 한적 경영지원팀장은 “(의료진은) 응급의학과와 내과, 외과 전문의 위주로 구성됐다”며 “예전과 비교하면 고령자가 다수여서 의료진도 조금 늘렸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오후 2시부터 이산가족들이 집결하는 속초 한화리조트 로비에 상담 테이블을 설치하고 진료 희망자를 대상으로 혈압과 혈당 등을 쟀다. 저녁에는 이산가족들이 묵는 방을 찾아다니며 이산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건강을 체크할 예정이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돌보는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자원봉사에 나선 전순옥 한적 속초지구협의회장은 “이번에 속초·양양·고성 협의회 소속 자원봉사자 185명이 참여했다”며 “접수, 객실 안내, 차량 지원, 교육 안내, 건강검진 안내, 휠체어 지원 등의 역할을 분담했다”고 전했다.
전 회장은 “나는 3차 이산상봉 행사 때부터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며 “15년 전에는 부자나 부녀가 상봉하거나 형제자매가 상봉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상봉하는 가족의) 촌수가 멀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영자 한적 강원도협의회 분과위원장 역시 3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부터 빠짐없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면서 “(지금은) 직계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친척을 만나야 하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다. 예전에는 (이산가족들이) 직계가족을 만난다는 설렘과 걱정을 안고 상봉을 기다렸는데, 지금은 대부분 덤덤하게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