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앞둔 한의학, 할 일 많아…'깜짝 놀랄 일' 생길 것"

"통일 앞둔 한의학, 할 일 많아…'깜짝 놀랄 일' 생길 것"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한의학과 고려의학, 서로 배울 점 많아…'과학화'가 관건"

기사승인 2018-08-25 05:00:00

“통일을 앞두고 한의학은 할 일이 많죠. 자주 만나고 대화하다보면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생길 겁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가운데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은 “우리 한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은 서로 배울 점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깜짝 놀랄만한 일’이라는 표현이 그와 닮아있었다.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추나요법’의 창시자다. 척추질환으로 꼼짝 못하는 환자를 불과 몇 분 안에 걷게 만드는 ‘메디컬쇼’를 선보이며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과거 봉사목적으로 두 차례 북한에 방문했다는 그는 “북한의 고려의학은 한약재를 이용한 내과적인 부분이 강하다. 전통적인 면이 잘 보존돼 있고 한약재의 품질도 높았다”며 “특히 항노화, 장수 등 건강하게 오래 사는 치료법에 관심이 높고 발달한 반면 척추 쪽은 약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직 문화나 생각이 다르지만, 한의학적 개념이나 용어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통일이 돼서 한의학이 근골격계 질환 치료법을 북에 전하고, 고려의학의 장점을 받아들이면 민족의학의 가치가 보다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대로 한의사 집안에서 성장한 신 이사장은 민족의학에 대한 자부심이 깊다. 우리 민족의 문화와 생활에 기반을 둔 의학이기 때문. 하지만 한의학이 현대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한방 치료법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현대과학의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는 ‘한의학의 과학화’에 힘쓴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선친께서는 한의학의 과학적인 검증과 치료법의 표준화를 통해 민족의학의 위상을 되찾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셨다”며 “제가 연구논문에 매달리는 것은 누군가 한의학을 폄하하려고 할 때 근거를 마련해 비과학이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시키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련의 성과도 얻었다. ‘추나요법’은 치료과정의 검증과 표준화를 거쳐 현재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앞두고 있다. 또 최근 자생척추관절연구소는 한방 천연물인 천수근에 포함된 하르파고사이드(harpagoside)의 항골다공증 효과를 입증해 미국 생약학회로부터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신 이사장은 앞으로도 민족의학의 부흥을 위해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마이웨이(My Way). 내 길을 걷는 것이 목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를 위해 힘을 쏟다보면 세계인이 신뢰하는 민족의학이자 치료의학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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