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IPO(기업공개) 가능성이 높았던 SK건설이 라오스 댐 붕괴 사태와 같은 대형 악재를 만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번 사고로 인해 SK건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시가총액 감소, 사고 배상액 등 당장의 손실 외에도 수주 경쟁력에 있어서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의 상장이 무산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2대주주 SK디스커버리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실타래가 꼬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라오스 사업은 지난 2012년 조기행 현 대표이사와 최광철 전 사장(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각자대표 체제에서 수주한 것이기에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말 추진 가능성이 높았던 SK건설의 IPO가 불투명해지면서 대주주 SK디스커버리 지배구조 개편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SK건설의 상장 가능성을 제기하는 까닭은 2대주주 SK디스커버리지의 지주사 전환 계획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어 SK와 SK디스커버리 가운데 한 곳이 SK건설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건설의 상장은 최근 라오스 댐 붕괴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당분간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SK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최태원 회장의 SK(44.48%), 2대주주 SK디스커버리(28.25%)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달 20일 기준 SK 주가는 26만2000원으로 지난 7월 23일(27만2500원) 대비 3.85% 떨어졌다. 2대주주 SK디스커버리는 13.07% 하락했다. SK건설의 K-OTC(장외주식) 주가도 24.10% 내려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가 SK건설의 재무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건설사의 밸류에이션은 낮은 상황인데 라오스 사태와 같은 악재로 인해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서 투자를 꺼려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동부채 비율 등 재무상황은 개선됐지만 미청구공사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SK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6476억910만원으로 지난해 말(5476억5064만원) 대비 18.25% 늘어났다.
플랜트 부문에서 부진도 눈에 띈다. SK건설의 상반기 플랜트 부문 누적손익은 6471억4340만원으로 지난해 말(1조1948억6801만원) 대비 45.83% 줄어들었다. 내부 직원들의 이탈도 많았다. 상반기 플랜트 부문 직원 수는 2782명으로 상반기 동안 직원 134명이 회사를 떠나거나 부서를 이동했다. 지난해 말 SK건설의 플랜트 부문 인력은 2916명이다.
가장 큰 악재는 SK건설의 상장이 어려워지면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도 요원하다는 점이다. SK건설의 2대 주주 SK디스커버리의 지주회사 전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라오스 사태로 인한 내부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SK건설과 한국 서부발전이 공동 수주해 시공했다. 당시 SK건설의 해외 사업 부문 책임자는 최광철 전 사장(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