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에 나타나는 검은선의 형태와 크기만으로 보다 손쉽게 흑색종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방법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문제호 교수팀(1저자, 피부과 온정윤 임상강사)는 피부확대경을 통한 손·발톱 흑색종 조기 선별기준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손∙발톱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손발톱에 검은선이 생기는 ‘흑색조갑증’은 악성종양의 하나인 흑색종의 증상일 수 있는데, 세로로 검게 나타나는 표시 말고는 특별히 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손·발톱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흑색종은 피부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양인은 주로 손·발톱이나 손·발바닥에 자주 나타나는 경향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종양이 충분히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렵고, 전이 가능성이 높아 예후도 좋지 않다. 현재까지 가족력, 외상의 기왕력(과거에 경험한 질병), 손∙발톱 주위 색소침착, 손∙발톱 모양이상 등이 위험인자로 제시돼 왔지만, 정량화된 진단기준을 제시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013~2017년 병원에 내원한 손·발톱 흑색조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피부확대경(dermoscopy) 진단 소견을 분석했다.
그 결과 ▲흑색조갑 너비가 3mm이상인 경우 ▲다양한 색조를 띠는 경우 ▲비대칭성을 보이는 경우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주변 색소침착이 있는 경우 등이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온정윤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는 피부확대경을 통해 손∙발톱 흑색종을 선별할 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흔한 질환은 아니어서 연구에 포함된 병변의 수가 제한적이었다”며 “향후 대단위 환자군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호 교수는 “흑색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손∙발톱 조직검사는 통증이 심하며, 검사 이후 영구적 손∙발톱 변형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따라서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인지 여러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 저널(JAMA derm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