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의 계열인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이큐파트너스에 속한 PEF(사모투자펀드)가 손실이 커지면서 ‘계륵’이 되고 있다. 이큐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한투증권의 모기업 한국금융지주가 단순 투자회사였던 이큐파트너스의 경영권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회사는 인프라와 에너지투자에 특화된 PEF 전문운용사로 지난 2010년말 동아타이어공업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총 99억원을 지원받아 설립됐다.
하지만 이 기업의 PEF 중 하나인 ‘이큐파트너스아시아사모투자펀드’가 손실이 커지면서 현재 장부가액에 0원으로 집계된 상태다. 김남구 부회장은 꾸준히 모험 자본 투자에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으나 막상 PEF 사업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에 계열로 속한 ‘이큐파트너스아시아인프라PEF’는 올해 상반기 기준 관계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본잠식 상태(자본총계 마이너스(-) 약 3억4866만원)에 빠졌다.
이 기업은 지난해 말 약 155억7343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손실(843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말까지 순이익을 거뒀으나 2016년부터 207억원이 넘는 순손실로 적자전환하면서 손실이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회계상 장부금액도 현재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장부금액이 현재 남아있지 않은 것은 투자 손실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계열회사로 편입된 ‘이큐파트너스그린사모투자합자회사’도 올해 상반기 7억8368만원의 손실을 냈다.
또한 지난해에도 수출입은행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던 ‘이큐피글로벌에너지인프라펀드’(약 1325억원 규모)도 해산됐다. 해당 펀드는 국내 주요 자원을 도입하는 사업, 인프라, 건설운용에 참여하거나 주요 기자재를 수출하는 해외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중심의 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됐지만 결국 해산 절차를 밟았다. 이큐피글로벌에너지인프라펀드는 2016년 말 기준 18억3950만원의 손실과 자본잠식(총자본 18억3696만원 손실) 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한국투자증권의 PEF 트라우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6년 3월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가 2015년 파산했다. 사유는 부채 초과에 따른 채무지급 불능이라는 이유에서다.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는 설립 당시 자본금은 15억에 달했으나 메가스터디, 대선주조 등 잇단 투자 손실을 냈다. 결국 2013년 12월 말에는 자기자본 마이너스(-) 138억60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황으로 이어지며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 같은 논란으로 한투증권은 한동안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 사업 인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