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 보조금 축소에 휘청…삼성·LG 반사이익 얻을까

中 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 보조금 축소에 휘청…삼성·LG 반사이익 얻을까

기사승인 2018-09-05 01:00:00

국내 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가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조금 축소’ 정책에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와 중국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부실 업체 정리’에 나섰다.

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경쟁력을 무너트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 수익이 급감했다. BOE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약 159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6% 하락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BOE가 증설하는 LCD 공장에 대한 보조금도 지난해까지 지원하던 30%~50% 수준에서 올해 3% 수준으로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BOE로서는 악화된 수익과 LCD 공장에 대한 투자비용을 같이 감내해야 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자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대한 LCD 보조금 등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악재들로 BOE가 더 이상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을 대상으로 LCD 공급 과잉을 통한 ‘치킨게임’을 벌일 수 없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보조금 기조가 바뀌었다. LCD처럼 중국 기업이 생산능력을 갖춘 기술에 대한 투자는 대폭 줄었다”며 “정부 보조금도 없는 중국 기업들이 패널을 저렴한 가격에 마구 푸는 치킨게임을 했다가는 도산 우려도 있다. 치킨게임만 없어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호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전망도 빛이 보인다. 중국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에서 손꼽히는 유망한 시장이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실행한 배터리 보조금 정책에 막혀 한국 기업들은 현지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한국기업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보조금이 없는 전기차라면 중국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구조다. 이 탓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최대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 및 폐지할 방침을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3위 업체인 옵티멈나노에너지는 지난 6월 자금 부족을 이유로 향후 6개월간 생산라인 가동 중지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파나소닉과 경쟁 중인 중국 배터리업체 CATL도 최근 중국 증시 상장 이후 몇 달씩 수익이 감소해 투자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업체인 이들을 제외하고는 경영난으로 생산설비가 압류된 회사부터, 파산한 기업까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은 보조금 정책이 폐지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우선 이 정책이 폐지된다면 중국 기업과 중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사실상 진출이 불가했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중국 배터리 기업에만 지급되던 보조금이 폐지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중국 시장에서 보조금 정책이 폐지된다면 중국 기업과 국내 기업이 동등한 경쟁이 가능해진다. 우리 기업의 좋은 기술력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 부문에서 보조금 정책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란 신중론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꼭 보조금이 아니어도 중국이 규제를 통해 우리 기업을 막을 수도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추격 등을 따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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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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