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기 쉽다. 그러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늘 콧물과 재채기로 고생한다면 알레르기비염을 앓고 있을 수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신지현 교수에게 알레르기비염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에 접촉하면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증상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코 안으로 자극적인 미세물질이 들어왔을 때 코 점막이 일반적 인체반응보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물처럼 맑은 콧물(수양성 비루)과 코 가려움증이 대표적이다. 코뿐만 아니라 눈, 목, 귀에도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눈이 가려우면서, 충혈이나 눈물이 함께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콧물과 재채기가 함께 나온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감염으로 인해 맑은 콧물이 아닌 누런 콧물이 나온다.
알레르기 비염은 크게 봄·가을 환절기에 극성을 부리는 계절성 비염과 계절과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통년성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비염은 주로 풀, 나무 등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원인이며 통년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 털, 바퀴벌레 등 환경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는데 환절기에 유독 비염이 발생하는 사람은 ‘계절성 비염’에 해당된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피부반응 검사와 혈액 검사 등으로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요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통년성 비염일 경우에는 원인 물질을 되도록 피하는 방식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계절성 비염 환자는 환절기에 미리 먹는 약이나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처방받아 사용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알레르기 증상은 이러한 약물치료로 대부분 호전이 된다. 약물치료가 잘 들지 않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 점막이 비대해져서 코를 막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코막힘이 심한 환자라면 코의 점막을 작게 하는 수술을 받으면 콧물, 가려움증, 재채기가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다.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약을 사용할 수 없을 때에는 면역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혀 밑이나 팔의 피부 밑으로 원인이 되는 항원을 넣어 치료하는 방식인데 일반적으로 3-5년 이상 치료를 지속한다. 불편함이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을 없앨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신지현 교수는 “감기약을 복용해도 일주일 이상 코 증상이 지속된다면, 감기가 아닌,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을철 건조한 공기가 비강조직을 자극하여 염증을 악화시키면, 코 안이 충혈되면서 부풀어 오른다”며 “꽃가루,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 등이 함께 섞여 코 안에 들러붙는 경우는 더 심한 재채기, 콧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끼칠 수 있다”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