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산하 전남대병원지부가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파업 전날까지 막판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전남대병원지부는 같은 날 오전 9시 병원 로비에서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전남대병원은 응급환자 등 필수유지 업무를 제외한 전 부서가 합법적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보건의료노조는 국립대병원 지부와 지방의료원, 민간중소병원지부 등 조합원 1만8000명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치고 12일 이후 전면 파업을 예고했었다. 쟁의행위를 예고했던 노동조합은 전남대학병원지부, 부산대학병원지부, 부산대치과병원지부, 전북대학병원지부, 층남대학병원지부, 을지대을지병원지부, 광주시립요양병원지부 등이었다.
이중 전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교섭이 타결됐고, 충남대병원도 타결이 유력하다. 특히 전북대병원의 경우 388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결과가 도출돼 눈길을 끈다. 반면, 전남대병원은 파업을, 조선대병원은 막판 의견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을지대병원(대전)과 을지대을지병원(서울)지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조정이 중지되기도 했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를 수용, 의견을 좁혀가기로 했다.
전남대병원 파업과 관련해 김혜란 전남대병원지부장은 “정부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고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는 마땅히 정규직이 담당해야하지만, 전남대병원은 여전히 비정규직이 많고 심지어 신규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명백히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지부장은 “전남대병원은 6월 11일,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한 ‘근로조건 자율개선을 위한 점검’을 받은 결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휴게시간 미보장 등 14개 항목에서 법을 위반했다고 지적받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미지급 임금이 3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장근로수당, 야간수당 미지급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10억원 내에서 해결하자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노조측 핵심 요구안 중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인사 및 경영권을 비롯해 처우개선 요구가 경제적 부담이 컸다”면서 “정원 등은 정부 승인없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올해 단체 협약의 주된 내용은 병원 의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였다. 이 문제는 환자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통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사업장의 인력 부족이 심각하고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장시간 노동시간으로 인해 병원 노동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들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안전한 병원을 위해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