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 명 의문사, 형제복지원 사건 다시 법정간다

500여 명 의문사, 형제복지원 사건 다시 법정간다

기사승인 2018-09-13 14:14:34

500여 명의 의문사가 발생한 ‘형제복지원 사건’이 다시 법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이하 검찰개혁위)는 13일 형제복지원 수용자 의문사 및 감금사건에 대해 비상상고 신청할 것을 문무일 검찰총장에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확정된 판결이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직접 재심리를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개혁위는 이날 발표한 제14차 권고를 통해 “당시 무죄판결의 유일한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그 위헌.위법성이 명백하다”며 “형사소송법 제441조에서 정한 ‘법령 위반의 심판’에 해당하는 만큼 형제복지원 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개혁위는 형제복지원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해당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지난 4월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정권 말기인 지난 1975년 부산에 설립된 부랑인 수용소다. 설립 근거는 내무부 훈령 410호 “부랑아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이었다. 

연고가 없는 부랑인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기술을 가르쳐 사회에 다시 내보낸다는 취지로 설립됐으나 실상은 달랐다. 연고지가 있는 사람들을 강제로 붙잡아 수용하는 등 98%가 평범한 일반인이었기 때문이다. 

형제복지원에는 무자비한 폭행, 불법 감금, 성폭력까지 만연했다. 12년간 형제복지원에서는 551명이 숨졌다. 피해자는 3만명에 이른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며 검찰은 지난 1987년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을 특수감금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내무부 훈령에 따른 것이었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횡령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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