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사고 키운 ‘안전불감증’…전날까지 “이상 없다”

상도유치원 사고 키운 ‘안전불감증’…전날까지 “이상 없다”

기사승인 2018-09-14 10:49:19

상도유치원 붕괴사고에 대한 관련 행정기관 및 시공사 측의 안이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시교육청)은 13일 ‘상도유치원 안전대응 상황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점검 결과에 따르면 설계감리자는 사고 하루 전날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안전진단업체,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설계감리자는 ‘현재 공사 현장은 안전하며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오차 범위에 있어 앞으로 건물에 변이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견을 제시했다. 다만 비로 인한 토사 유실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책회의는 지난 4일 유치원 건물 옹벽과 지상 1층 벽에서 균열을 발견한 유치원 측이 휴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요청, 진행됐다. 유치원 측은 같은 날 균열을 발견한 뒤 전문업체인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에 긴급안전진단을 의뢰했고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교육청과 유치원 측은 유치원에 심각한 균열이 발견된 지난 4일 이후에도 학부모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인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의견과 휴업 시 맞벌이 가정 자녀의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휴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당국 역시 소극적 대응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5월 유치원장이 정밀 안전진단을 위해 예산을 신청하자 교육지원청은 “원인을 제공한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거절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제 건물에 위험 징후가 나타났다면 당연히 예산을 지원했을 텐데 당시 공사 시작 전이라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상도유치원 근처 공사 현장에 이미 6개월 전 붕괴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 7일 “지난 3월 상도유치원 의뢰를 받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면서 “당시 주변 지질이 취약하다는 점이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또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지난 3월부터 동작구에 건물붕괴위험 민원을 넣었으나 구청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민중당 서울시당은 지난 11일 이 구청장에 대해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등 공식적인 문제 제기 등을 접수했음에도 응당한 조치는커녕 현장방문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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