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예산 정보의 무단 열람 및 유출로 압수수색 당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압수수색은 이례적인 일이란 평가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오전 정부의 비공개 예산 정보의 무단 열람·유출 의혹 혐의로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 수색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심 의원실 보좌관들이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산정보 수십만건을 내려받아 불법 유출했다며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심 의원 역시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심재철 의원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야당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심 의원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정부의 업무추진비 자료를 취득했고 그 과정을 국회와 국민들께 시연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한국재정정보원에서도 자체분석 보고서를 통해 자료 취득과정에서 본인들의 시스템 오류를 인정한 바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결국 본 의원이 파악한 문재인 정부의 불법적인 예산사용 내역을 틀어막기 위한 속셈인 것”이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국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점검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이다. 해당 자료는 국회의원이 당연히 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정부는 치졸한 겁박으로 야당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국민의 알권리를 봉쇄하려는 야당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입법권 침해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지금 즉시 검찰 압수수색이 강행되고 있는 심재철 의원실'로 모여달라'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과 당직자들도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내내 심 의원실 앞에 모여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가 정치검찰로부터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며 "국정감사의 기본인 자료 수집을 하는 의원 본연의 활동에 재갈을 물리는 폭거는 야당 탄압을 넘어 대의 민주주의 말살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5선의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의 어른으로서 후배 정치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시기 바란다”면서 “자숙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