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 교정시설… 여성 병실 없는 곳도 많아

‘의료 사각지대’ 교정시설… 여성 병실 없는 곳도 많아

기사승인 2018-09-27 10:51:02


교정시설의 의료 처우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시설들이 의료인력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정원은 116명인데, 현원은 94명으로 81.0%에 불과하고, 간호사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경북북부2교도소에는 의사가 없고, 장흥교도소와 해남교도소에는 간호사가 한 명도 없었다. 서울동부구치소의 경우에는 의사 13명 정원에 현원은 6명으로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의사 부족으로 인해 의사 1인당 진료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의사 1인당 1일 평균 진료건수가 2013년 151명에서 2017년 226명으로 49.7% 늘었다. 하루 8시간 진료라고 할 때, 2017년 기준으로 진료시간은 환자 1인당 2분여에 불과한 셈.  

여기에 여성수용자를 배려한 의료시설이나 인력도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52개 교정시설 중 여자수용자 병실을 1개라도 보유한 교정시설은 30.8%인 16개밖에 되지 않았고, 여자수용자는 있는데, 여자수용자 병실이 없는 교정시설도 23개나 됐다. 대전교도소의 경우, 여자수용자가 122명인데도 병실이 하나도 없었다. 

병실 수도 남자 수용자 병실 수의 4.3%에 불과하다. 여자수용자는 3864명으로, 전체 수용인원(5만4901명)의 7.0%인 것에 비해 매우 적은 숫자라는 게 백 의원의 주장이다.

전문의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교정시설 수용자 중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3641명임에도 정신과 의사는 3명에 불과해,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교도소와 ‘정기적 진료계약’을 맺고, 출장 진료를 해 온 의사에게 정신수용질환자들을 직접 진찰하지 않고 교도관의 대리처방과 이전 처방 참고만으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조제·교부한 것에 대해 의료법 위반 판결을 내린 바도 있다.

이에 백혜련 의원은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의료처우가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면서 “법무부가 수용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기준을 마련하고, 인력과 시설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정시설마다 전문 의료 인력을 완벽하게 배치하는 한계를 감안하면, 외부 의료시설 이송진료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