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맹신하는 한국인들… 연간 보험료만 ‘377만원’

보험 맹신하는 한국인들… 연간 보험료만 ‘377만원’

김병욱 의원 “경제력·가계소득 견줘 너무 많은 보험료 지출”

기사승인 2018-09-27 13:03:32


우리나라 국민들이 경제력과 가계소득 대비 너무 많은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보험료는 연간 377만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지출 기준으로는 세계 5위에 육박한다.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스위스리가 지난 7월 발간한 ‘시그마 보고서’를 인용, 우리나라 보험료 수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2017년 기준 연간 1인당 3522달러의 보험료를 지출하여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2017년 평균 원달러 환율 1070.5원을 적용하면 약 377만원이다. 세계 평균(650달러)의 5.4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보험종류별로는 생명보험료로 1999달러(약 214만원), 손해보험료로 1523달러(약 163만원)를 지출했다.

1인당 보험료는 연간 총보험료를 총인구수로 나눈 수치로 보험밀도라고도 부른다.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먼군도가 1만2122달러, 홍콩(8313달러), 스위스(6811달러), 덴마크(5772달러) 순으로 높았다. 한국인의 보험밀도는 2012년 2785달러(약 298만원)에서 79만원이 증가했고 순위도 20위에서 14위로 여섯 단계 상승했다.

GDP 대비 보험료를 의미하는 보험침투도에서 한국은 11.57%로 대만(21.32%), 케이먼군도(19.61%), 홍콩(17.94%), 남아프리카공화국(13.75%)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평균(6.13%)의 1.9배에 해당한다.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보험침투도는 2012년 12.12%에서 약간 낮아졌지만 순위는 5위를 유지했다.

한국의 보험시장 총 수입보험료는 1812억1800만 달러(한화 약 193조9939억 원)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1조3771억14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5414억4600만 달러), 일본(4220억5000만 달러), 영국(2833억31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2012년 한국의 총 수입보험료는 1392억9600만 달러로 세계 8위였다.

참고로 ‘시그마 보고서’는 세계 147개국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국내에서도 보험료 지출이 가계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해 연말 전국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소득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에 가입하여 매월 지출하는 보험료가 103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가구의 평균 가계소득 557만원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 셈. 

이에 김병욱 의원은 “경제력과 가계소득에 견줘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지출할 경우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의 본래 목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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