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정보유출, 심재철 “남 탓하지 마라” 김동연 “불법…공직자 할 짓이냐”[영상]

비인가 정보유출, 심재철 “남 탓하지 마라” 김동연 “불법…공직자 할 짓이냐”[영상]

기사승인 2018-10-02 15:50:53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논란을 두고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면충돌했다. 

앞서 기재부와 심 의원측은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발한 상황이다. 

이날 심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라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시작했다.

이어 “국회의 예산상황이 한곳에 모여 있는 곳이 재정정보원의 재정정보시스템 디브레인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들한테 디브레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디를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보좌진들은 해킹 등 불법적 방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정정보시스템 디브레인을 통해 정보를 취득한 방법을 화면으로 시연한 뒤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다. 

또한 심 의원은 김동연 장관에게 ▲해외 출장 시 호텔 관련 업종에서 지출한 내역이 ‘한방병원’으로 기재된 344건 ▲우체국 이용과 청소용품 구매에 사용했음에도 ‘점술업종’으로 기재된 24건 ▲중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이 ‘남성 전용이용원’으로 기재 2건 등을 지적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는 “의원님은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씀하고 계신다”며 선을 그은 뒤 “카드사에서 입력하는 코드번호와 디브레인에서 입력하는 코드번호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말씀하는 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심 의원의 주장을 ‘일방적’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어 “이번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 전부에 대해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다. 그 결과를 보시고 말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정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김 부총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의원님이 보신 방법은 적어도 6번의 경로를 거쳐야 하고, 그 중에는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는데 무시하고 들어간 것”이라면서 “보지 말아야 할 자료를 발견한 것을 보시고 시연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심의원은 “6번의 경로라고 했는데 단순 클릭이었다.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없었다”면서 “백스페이스 누르는 게 비정상적인 방법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는 “재정집행 실적은 괄호에 감사관실이라고 써져 있고 기재부에서도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는 자료다. 감사관실 용이라고 써져 있으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설령 들어가더라도 190회에 걸쳐서 다운로드를 받아서, 저희가 보기에는 최대 100만건 이상 다운로드가 됐는데 이런 것은 분명하게 사법당국에서 위법성 여부를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자료 취득 과정의 불법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해당 자료의 신속한 반납을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호텔 건도 예를 들면 호텔 식장에서 간담회를 하면 호텔로 찍힌다. 이런 경우도 같이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코드가 잘못된 것은 코드를 입력하는 카드사와 (함께)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심 의원이 “카드사 잘못이냐”고 묻자 그는 “특정 카드사의 경우 업데이트한 것을 쓰진 않고 있다. 카드사가 산업표준에 맞게 고쳐야할 사항”라고 해명했다.

이에 심 의원은 “카드사가 잘못했더라도 그것을 관리하는 청와대 재정정보원에서 고쳐야할 문제다. 왜 오류를 남의 탓으로 돌리냐. 강변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김 부총리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남 탓으로 돌린 적 없다”면서 “보좌관들이 비인가 권역에 들어가 봐서는 안 될 자료를 다운받은 적법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추진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감사원에 전수감사 조사 결과에 따라서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심야와 주말 사용한 것은 의원님이 보직을 맡고 계실 때 주말에 쓴 것과 똑같은 것”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며서 “감사원에서 잘못이 밝혀지기 전에 언론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저나 의원님이나 공직생활을 오랫동안 한 사람으로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훈계투로 말했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김 부총리가 ‘불법’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뭐야”라며 야유를 퍼부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심 의원이 발언하면 “사과하세요”라고 외치고 김 부총리의 반박에는 “옳소”라며 힘을 실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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