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들이 간호등급 가산수가를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지난 5년간 간호등급가산제 신고 대상인 1800여개 병원급에 지원된 가산수가 지원을 분석한 결과, 중소병원은 간호인력 부족으로 간호등급 신청조차 못하는 가운데 43개 상급종합병원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형병원 지원금’으로 기능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참고로 간호등급가산제는 1999년 입원환자 의료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로 입원 환자 병상수 당 간호인력 수에 따라 7등급으로 구분해 5등급 이상은 간호관리료 10~70% 가산을, 6등급은 0%, 7등급은 5% 감산을 적용해 건강보험에서 수가를 지원한다.
2014~2018년 6월까지 간호등급가산제 신고에 따른 수가지원현황을 종별로 살펴보면, 43개 상급종합병원은 간호등급가산제를 모두 신고했고(신고율 100%) 총 6936억 원의 가산액을 지원받았다. 종합병원급의 경우 296개의 종합병원 중 264개 기관이 신고를 마쳤으며(89.2%) 총 9270억 원의 가산액을 지원받았다. 병원급은 1485개 대상 병원 중 483개 기관만 신고했고(32.5%), 지원액도 1345억 원으로 의료기관 당 2억8천만 원에 그쳤다.
반면, 중소병원들은 간호 인력을 구하지 못하여 간호등급 최하등급을 받거나 간호등급 신고조차 못해 오히려 감산을 당하고 있는 실정. 간호 인력을 확충하지 못해 7등급을 받거나 미신고로 인하여 감산 대상기관이 된 의료기관 1194개소의 94.6%가 30병상 이상 99병상 이하 중소병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지원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 간 신고율의 편차도 컸다. 지역별 신고율을 분석한 결과 대상 기관이 13개로 기관 자체 숫자가 적은 제주를 제외하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광주, 대구시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윤소하 의원은 “간호등급가산제도는 간호 인력 확충이라는 목적을 상실한 채 수도권 대형병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전락해 버렸다”며 “지방 중소병원을 고사시키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간호등급가산제도가 현행처럼 중소병원의 감산을 부추기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별∙종별 지원제도가 되도록 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간호 인력을 확보하고 의료취약지 등 지방 중소병원의 부족한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관련법을 통과시켜 제도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