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공매도 거래량이 3.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액은 186조에 달한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팔 수 있도록 하는 공매도(커버드 숏셀링)를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게만 일부 허용해 왔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외국계 증권사와 주가시세조작 사이에 연관관계에 대해 끊임없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8월) 외국계 증권사(16곳)의 공매도 거래량은 76억4412만7639건(186조0240억1000만원)으로 전체(46곳) 공매도 거래량의 65%를 차지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평균 거래량 및 거래액은 각각 4억7700만건, 11조62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에 비해 약 3.5배, 2.7배 많았다.
증권사별로는 공매도 거래량 및 거래액 기준으로 상위 10위 중 외국계 증권사는 7개 이상을 차지했다. 모간스탠리(24억2789만건), 크레디트스위스증권(23억7551만건), 메릴린치(9억1373만건), 제이피모간증권(5억139만건), 도이치증권(4억3135만건), 유비에스증권(4억2038만건), 골드만삭스(3억6167만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증권사 3곳은 NH투자증권(17억9966만건), 신한금융투자(7억1643만건), 메리츠종합금융증권(5억7785만건)다.
공매도 거래액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업체에서도 외국계 증권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공매도 거래액 중 외국계 증권사의 비중은 60%에 달했다. 모간스탠리(58조982억원), 크레디트스위스증권(46조3520억원), 메릴린치(22조2544억원), 골드만삭스(12조3365억원), 도이치증권(12조3281억원), 제이피모간증권(11조1784억원), 유비에스증권(9조9542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국내 증권사는 NH투자증권(58조6561억원), 신한금융투자(21조8359억원), 삼성증권(11조344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 매도주문을 내는 것이다.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액이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그 규모 역시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거래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양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지상욱 의원은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액이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그 규모 역시 더욱 커지고 있지만, 공매도 거래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수익이 외국계 증권사로 대거 집중되는 양상”이라면서 “국내 증권사 30곳의 공매도 거래 실적에 비해 16곳 뿐인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거래 실적이 월등히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98%를 형성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는 2%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 비해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가 정보는 물론 거래량에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 “공매도 거래가 갈수록 더 크게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외국인, 기관투자자 그리고 이를 중계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외국계 및 국내 증권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 의원은 “공정한 시장가격 형성, 기업가치 왜곡 방지, 소액투자자 피해 최소화 등 공매도를 둘러싼 시장의 투명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과 공시, 규제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