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수 있다는 낙관적 관측이 나온다.
11일 이은형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신부는 cpbc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교황의 의지나 한반도에 대한 관심, 주변 상황들을 봤을 때 방북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열리는 것에 대해 이 신부는 “교황이 앞서 한반도에 큰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세계 교회가 함께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국면 국면마다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이 번번이 교황을 초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던 것과 관련, 이 신부는 “아무래도 교황청 분위기나 당시 교황 개인이 갖고 있는 의지나 이런 부분이 차이가 있다”며 “(상황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쿠바와 미국 수교 정상화에 있어서도 교황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그런 차원에서 지구상에서 마지막 냉전 상황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이 넘칠 수 있도록 한다면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강우일 주교도 교황 본인의 의지가 방북 성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10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교황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교황이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뿐만이 아니라 그 전부터도 한반도 문제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메시지를 전했었다”며 낙관적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교황이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받아들일 경우 가톨릭 교단 안팎에서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9일(현지시간) 교황이 세계 최악 인권탄압 기록을 가진 평양을 방문할 경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같은날 김 위원장이 교황의 평양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백두산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김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황께) 전달하겠다”고 하자 “꼭 좀 전달해 달라”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교황이 한반도 평화, 번영에 관심이 많다. 김 위원장이 교황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7~18일 교황청을 방문해 김 위원장 평양 초청 의사를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10일 “김 위원장의 초청이 공식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전까지는 이 사안에 대해 따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