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치매안심센터 256개소 중 정식으로 개소한 곳은 79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1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8년 6월말 시도별 치매안심센터 운영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치매안심센터 설립 등이 포함된 ‘치매 국가책임제’를 대선공약으로 세우고, 지난해 추경예산으로 1879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준비과정 부족 등으로 이 중 144억원(7.6%)만 집행되고 나머지 금액은 이월(1592억원)·불용(142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복지부의 제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전국 치매안심센터 중 정식 개소된 곳은 30.9%에 불과했고, 인력과 시설면에서도 미비한 곳이 많았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 256개소 중 정상운영 중인 센터는 79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부 들어 신규 정식개소된 치매안심센터는 그마저도 29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177개(69.1%)의 센터는 ‘우선개소’된 상태로, 정상 운영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광주‧강원‧충북 지역에 위치한 치매안심센터는 모두 우선개소된 곳만 존재한다.
우선개소된 치매안심센터를 포함해 치매안심센터가 가장 많이 설치된 지역은 경기(18.0%)·서울(9.8%)·경북(9.8%)순이었다. 반면 세종(0.4%)·광주(2.0%)·대전(2.0%)·울산(2.0%) 지역의 치매안심센터 설치 비율은 2%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개소된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시설 완공 전까지 치매조기 선별검사 등 기초 관리 시스템이 운영된다.
게다가 복지부의 치매안심센터 인력충원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복지부는 2017년 8월 의원실에 ‘개소당 25명씩, 총 5125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2018년 6월말 기준 전국 치매안심센터 근무 인원은 그의 절반 수준(49.2%)인 2,522명에 그쳤다.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사회복지사·임상심리사·작업치료사 등 특정자격을 보유한 인력을 골고루 필요로 한다. 그러나 복지부의 치매안심센터 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력 중 간호사 인력 비율만 53.8%(1358명)로 높고 특정자격인력 비율은 저조하다.
특히 심층 검진을 담당하는 ‘임상심리사’의 경우 전국에 채용된 치매안심센터 인력 중 1.5%(39명)에 불과했다. 2018년 6월 기준, 인천과 광주의 치매안심센터에는 임상심리사가 단 한명도 배치되어 있지 않다.
또 문재인 정부가 치매안심센터에 '쉼터'와 '가족카페' 등을 설치해 기존 보건소 치매상담센터와 차별화하겠다는 공약을 세웠지만, 정부 출범 1년이 넘도록 50%가 넘는 센터에 해당 시설이 미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에 '쉼터'가 설치된 곳은 153개(59.8%)에 불과했고 가족카페 역시 113곳(44.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설의 부재로 치매안심센터 프로그램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 센터 중 치매환자 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센터의 비율은 54.7%(140개소)에 그쳤고, 가족교실을 운영하지 않는 센터도 26.2%(67개소)나 됐다.
김 의원은 치매안심센터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치매 선별검사 실적만 과도하게 늘리며, 성과 부풀리기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2017년도 하반기 선별검사는 22만 2328건에서 2018년 상반기 81만 8362건으로 약 60만 건 가까이 증가했다. 보다 세밀한 검진을 요하는 ‘진단검사’는 2017년 2만 7451건에서 2018년 4만 2470건 증가했다. 감별 검사 역시 2017년 하반기 5436건에서 1만 290건 증가한 1만 5726건에 그쳤다.
이에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대통령 공약이행을 위해 준비과정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인력·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많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한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실있는 사업추진을 위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