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가사, 어쿠스틱 악기를 활용한 편곡…. 싱어송라이터 에디킴을 대표하는 음악이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11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세 번째 미니음반 ‘마일즈 어파트’(Miles Apart)에서 에디킴은 이별의 아픔과 고통을 이야기한다. 노래는 산뜻하지만 그 뒷맛은 씁쓸하다.
‘마일즈 어파트’는 에디킴이 3년 9개월 만에 내는 음반이다. 에디킴은 오랜 시간 써온 노래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6곡을 추려 음반을 채웠다. 그는 11일 오후 서울 도산대로 CGV 청담 씨네시티에서 열린 음감회에서 “굉장히 마음에 드는 음반이다. 명반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노래를 골랐다”고 ‘마일즈 어파트’를 소개했다.
에디킴의 별명은 ‘고막 남친’이다. ‘너 사용법’, ‘밀당의 고수’처럼 사랑이 시작할 때의 설렘을 포착한 노래들을 주로 불러온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다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노래들로 음반을 채웠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사랑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영향이다.
음반에서 에디킴은 다양한 종류의 이별에 대해 노래한다.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서 쓴 ‘라스트’(LAST)가 그런 예다. 에디킴은 자신의 경험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찾아 읽고 노래를 썼다. 에디킴은 “이별 상대를 특정하지 않아서, 듣는 상황에 다르게 들릴 수 있는 노래”라고 귀띔했다. ‘아프다면서 왜 말을 안 했니’ ‘왠지 똑같은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와 같은 가사가 상상력의 폭을 넓힌다.
타이틀곡 ‘떠나간 사람은 오히려 편해’는 이별한 사람의 흔적 때문에 괴로워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수록곡 ‘달라’와 경합한 끝에 타이틀곡으로 결정됐다. 에디킴은 “가장 현실적이고 대중이 가장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타이틀곡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표한 ‘팔당댐’이나 ‘쿵쾅대’ 안에 복고풍의 펑크를 진하게 끓여냈던 에디킴은 새 음반에서 자신의 뿌리와 같은 팝 사운드로 돌아왔다. 이날 음감회 사회를 맡은 밴드 소란의 고영배는 에디킴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낸다는 점이 멋지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에디킴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이) 양날의 검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내 색깔이 뭔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혹자는 ‘너 사용법’ 같은 노래를 쓰는 게 어떻겠느냐고도 하는데 나는 그게 잘 안 된다. 쓰다 보면 그 당시 내가 가장 즐겨듣는 음악, 혹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게 된다”고 했다.
‘명반’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에디킴의 목표다. 이런 음반을 차곡차곡 쌓아 언젠가는 빌보드 1위에까지 오르고 싶단다. 에디킴은 “중학교 1학년 때 음악을 처음 시작했다. 그 때 세운 목표가 빌보드 1위였다”며 “아직도 그 꿈은 유효하다. 언젠가는 미국에도 진출해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