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에 따라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코스피는 100p가까이 떨어졌고, 코스닥은 700선 유지마저 힘겨운 상황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불안 우려가 겹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3.29%), 나스닥지수(-4.08%)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폭락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거래일보다 98.94p(4.44%) 내린 2129.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12일(2128.91) 이후 1년 6개월 만의 최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일(2017년 5월 10일) 종가 2270.12에 비해서도 140.15p 낮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7개월 만에 6%가량 손실을 본 셈이다.
이날 폭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째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486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207억원, 2418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10위권에서는 액면분할로 거래중지 중인 NAVER를 빼고 전 종목이 하락했다. 주요 하락 종목으로는 삼성전자(-4.86%)와 SK하이닉스(-1.85%), 셀트리온(-5.24%), 삼성바이오로직스(-4.30%), 현대차(-3.33%), POSCO(-5.51%), 삼성물산(-6.50%), KB금융(-4.69%), SK텔레콤(-5.26%) 등이다.
업종별로는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의료정밀(-6.11%), 종이·목재(-5.94%), 증권(-5.60%), 건설(-5.44%), 철강·금속(-5.14%), 운수창고(-5.14%) 등의 낙폭이 컸다.
이날 오른 종목은 23개에 그쳤고 내린 종목은 865개에 달했다. 11개 종목은 보합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40.12p(5.37%) 내린 707.38로 마감, 700선 유지마저 위협받고 있다. 종가 기준 지난 11월 7일(701.14) 이후 최저치다. 또한 코스닥 지수 하락 폭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컸다.
투자자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2714억원을 순매도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88억원, 183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증시 급락과 관련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9월 FOMC 이후 시장 컨센서스 급변이 미국 국채금리 급등을 경유해 신흥시장(EM) 투매현상으로 파급, 즉 과소평가했던 연준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급격한 재평가 과정이 글로벌 리스크 센티멘털을 제약했다”면서 “거시건전성 측면 취약지대인 신흥시장에 대한 시장 투자가의 경험적 의구심을 자극하고 G2간 경기 모멘텀 차이가 통화정책 방향성 차이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은 국내증시를 위시한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120선을 코스피 하방지지선을 예상하면서 “결자해지 측면에서 12월 미국 연준(Fed) 금리인상 유보와 중국 정책부양시도 구체화가 상황 변화의 핵심촉매로 기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달러당 10.4원 급등한 1144.4원으로 거래가 마쳤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