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상황 속 열린 콘서트에서 젝스키스는 다시 한번 ‘초심’을 이야기했다. 무대에 오른 4인의 멤버는 21년 차 댄스 그룹의 열정을 자랑했고 객석을 메운 팬들은 21년과 다름없는 함성을 보냈다.
그룹 젝스키스는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로 올림픽체조경기장서 단독콘서트 ‘지금·여기·다시’를 개최하고 약 1만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체조경기장은 젝스키스가 2년 전 재결합 콘서트를 열었던 공연장이다.
젝스키스는 ‘약속된 운명’ ‘플라잉 러브’(Flying love) ‘무모한 사랑’ 등 1990년대 발표했던 댄스곡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멤버들은 격렬한 군무로 분위기를 달궜다. 팬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란색 응원봉을 손에 들고 ‘젝키짱’을 연호했다.
공연의 포문을 연 멤버들은 무대에 앉아 숨을 몰아쉬었지만, 객석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일어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은지원은 “굉장히 오랜만에 콘서트를 개최한다. 공연에 온 팬들을 환영한다”며 “이번 공연 타이틀이 ‘지금·여기·다시’다. 초심을 잃지 말고 비상하자는 마음으로 오프닝에 힘을 실어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메인보컬 강성훈의 모습은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대만 개인 공연 취소 및 횡령 등의 혐의로 논란을 빚었던 그는 이번 공연에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관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정상적인 무대 준비가 불가능하다는 본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공연에서 4명의 멤버들은 메인보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서브보컬인 장수원을 비롯해 랩을 담당하는 은지원과 이재진도 보컬 파트를 소화하며 강성훈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인원수가 변경됐지만, 동선도 매끄러웠다. 무대 연출도 화려했다. 9개의 큐브 LED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멤버들은 강성훈에 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홍보물과 공연 중 영상에서도 강성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은지원은 “생각이 깊은 분들도 오늘 하루는 잠시 접어두고 즐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젝스키스는 이번 콘서트에서 지금껏 공연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지난 노래들과 멤버별 개인 무대를 펼쳐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장수원은 이문세의 ‘소녀’를 가창했고 은지원은 힙합풍의 노래 ‘나우’(Now)로 흥겨운 무대를 연출했다. 이재진은 댄스곡 ‘에고이스트’(Egoist)를 준비했고 김재덕은 ‘위 스틸 인 디스 비치’(We Still In This Bitch)를 커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22년 차 그룹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젝스키스는 현재진행형 아이돌임을 강조했다. 은지원은 공연을 마무리하며 “좋은 노래로 컴백할 예정”이라고 젝스키스의 다음 활동에 관해 귀띔했고, 장수원 또한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콘서트 타이틀 ‘지금·여기·다시’는 팬을 위한 노래 ‘세 단어’ 가사에서 영감을 얻어 젝스키스가 직접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여기’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젝스키스를 뜻하며 ‘다시’는 따뜻한 추억을 돌이켜 보자는 의미다. 팬들과 과거 및 현재를 지나 앞으로도 행복한 미래를 함께하자는 바람도 담았다.
‘지금·여기·다시’를 통해 젝스키스의 ‘지금’과 ‘여기’는 증명된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는 댄스 그룹이기 때문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던 은지원의 말을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덕분이다. 멤버들의 노력으로 한 차례 위기를 극복한 젝스키스 앞에 ‘다시’ 새로운 미래가 펼쳐졌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