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과 문재인 대통령이 드디어 만났습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극장에서 열린 한·프랑스 문화교류 행사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인데요. 방탄소년단은 무대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객석에서 자리를 빛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양국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고 한국과 프랑스 간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출연이 결정되면서 문 대통령의 관람도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객석에는 문 대통령 내외 말고도 프랑스 정·재계 주요 인사와 문화예술계 인사, 한류 애호가 등 400여명이 함께 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DNA’와 ‘아이돌’(IDOL)을 불렀습니다. 미국 빌보드의 메인 음반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두 장의 음반을 대표하는 노래들이죠. 현장에 참석한 파리 7개 대학의 한국학과 학생들 등 현지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연호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열띤 응원을 보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도 흐뭇한 미소를 띤 채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프랑스어로 “이곳 파리에서 양국 귀빈들을 모시고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며 “지금 유럽투어 중인데 파리에서도 며칠 후에 콘서트를 연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객석에 인사를 건넸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자신들을 소개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아티스트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멤버 정국은 문 대통령을 꼭 껴안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소극장으로 이동해 프랑스 측 귀빈, 공연 출연진과 환담을 나눴는데요. 이 때 방탄소년단에게 ‘이니시계’로 불리는 청와대 기념품에 사인을 해 선물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이 장소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기념사진을 찍은 뒤 SNS에 업로드하며 만남을 기념했죠.
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의 인연은 깊습니다. 지난 5월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 정상에 오르자 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에 의해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죠. 방탄소년단은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는 방탄소년단과 김 여사가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나를 사랑하라’는 주제로 연설했는데요, 김 여사는 “자랑스럽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일곱 멤버들을 격려했다고 합니다. 정국은 당시 김 여사에게 선물 받은 ‘이니 시계’를 착용하고 미국 ABC 토크쇼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인연은 ‘훈장’으로 맺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제43차 국무회의에서 한류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아이돌 그룹으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수훈자로 화관문화훈장을 받게 됐습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국가픽(PICK) 아이돌’이라며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계 인사들도 ‘엄청난 국위선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죠. 이 때문에 방탄소년단에 대한 병역특례 적용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방탄소년단이) 반드시 군대에 가겠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유럽 투어로 글로벌 인기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오는 16∼17일 독일 베를린 공연, 19∼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공연을 엽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