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음란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린 일명 ‘동덕여대 알몸남’이 검거됐다. 해당 남성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서울 종암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박모씨(28)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 트위터 계정에 대한 로그 정보 등을 요청하는 압수수색영장을 미국 트위터 본사에 보냈다. 또 동덕여대 건물 주변 CCTV 영상을 통해 동선을 추적한 끝에 같은날 오후 6시32분 서울 광진구 한 아파트 근처 노상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의 늦장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날 오후 1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본관 앞에서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 행사를 개최하고 ‘트위터 알몸남 강력처벌’ 구호를 외쳤다.
또 박씨 검거 후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총장에게 직접 사과받지 못했고 대답도 듣지 못했다”며 “학교는 여전히 그대로다. 매일 공동행동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총장의 직접 사과 ▲학생 의견 반영한 외부인 출입규정 신설 ▲모든 건물에 카드 리더기 설치 ▲모든 건물에 한 명 이상의 경비 인력 상시 배치 ▲업체 선정과정 투명 공개 ▲학내 모든 책걸상 즉각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덕여대 불법 알몸촬영남 사건. 여성들의 안전권보장,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게시된 지 사흘 만인 16일 오전 현재 5만10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현 동덕여대 학생으로서 이 사건이 너무나도 끔찍하고 그 강의실에서 직접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으로서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지 모른다”며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큰 혼란에 빠져 있고 등교뿐만이 아니라 학교 전반적인 생활을 두려워하고 불쾌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6일 동덕여대 캠퍼스 강의실과 복도 등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트위터에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사진이 촬영된 공간이 강의실과 복도 등 교내라고 추정, 학교와 경찰에 신고하며 본격적 수사가 시작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