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에 ‘방긋’

정유업계,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에 ‘방긋’

기사승인 2018-10-17 01:00:00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정부가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유류세 인하’에 나섰다.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석유 제품 판매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돼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현재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었다. 영세소상공인, 중소기업, 서민에 압박이 되는 수준”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통해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되는 유류세(자동차세·부가가치세·교육세 등)의 비중은 휘발유가 53%, 경유가 45% 수준에 달한다. 유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인 유류세가 낮춰진다면 일정 부분 소비자들의 부담 경감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나선 것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유류세는 현재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 당 1674.9원,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477.9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가격이다.

특히 지난달 기준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배럴 당 80.36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2.12달러, 영국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Brent)는 81.72달러 등 국제유가는 8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과 함께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예측 불가한 대외변수지만 과거부터 유가가 오르면 폭리를 취한다며 비난의 화살을 맞는 국내 정유업계(에쓰오일·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등)는 유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정부가 직접 낮추겠다고 나서며 한시름 놓게 된 셈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국내 유가도 상승한다. 이는 석유 제품(휘발유·경유) 판매 둔화로 이어져 정유 업체 수익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조정 불가한 국제 유가에도 비난을 받는 경우가 잦다”며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유류세가 낮춰진다면 석유제품 수요 유지 혹은 판매 둔화 방지가 이뤄질 수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류세 인하가 정유 업계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가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일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과 적용 기간 등을 빠르면 이달 내에 발표하고, 다음 달에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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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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