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홍기의 지난 12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해 금세 유명세를 탔고, 밴드 FT아일랜드의 보컬로 가요계에 발을 디뎠을 때도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홍기는 자신이 누리는 것을 지키려는 쪽은 아니었다. 오히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걸 이뤄내려 했다. 하드록 장르의 음악을 줄곧 발표해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려고요.” 이홍기는 이렇게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월드컵북로 제일라아트홀에서 열린 두 번째 솔로 미니음반 ‘두 앤 두’(Do n Do)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다.
음반은 삶을 대하는 이홍기의 태도를 보여준다.
‘두 앤 두’(Do n Do)라는 제목부터가 그렇다. ‘하고 또 하다’라는 의미의 이 제목은 혼자일 때도, 친구들과 함께일 때도 뭔가에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이홍기의 삶을 반영해 지었다. FT아일랜드 멤버들과 함께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에 맞서왔고, 음악 외적으로도 네일아트, 볼링 등 관심 있는 분야에 거침없이 도전해왔다.
타이틀곡 ‘쿠키스’(COOKIES)는 이홍기와 그룹 비투비의 정일훈이 함께 작사·작곡한 노래다. 평소 왕래가 잦았던 정일훈이 ‘트랙을 써봤는데 함께 작업하면 어떻겠냐’며 먼저 협업을 제안해왔다고 한다. Mnet ‘프로듀스48’로 연을 맺은 댄스팀 원밀리언(1MILLION)은 안무에 힘을 보탰다. 이홍기는 “율동과 댄스 사이에 있는 뭔가를 하게 됐다”며 웃었다.
노래 가사는 영화가 끝난 뒤 나오는 쿠키영상에서 영감을 얻어서 완성했다. 이홍기는 “마블 영화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더 재밌게 살아갈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같은 노래가 끝나도 끝이 아냐 (중략) 너와 내가 만들어갈 날들이 우릴 기다려’라는 마지막 구절이 메시지의 핵심이다.
‘쿠키스’에는 이홍기의 개인적인 당부도 담겼다. 1990년생인 이홍기는 만 30세가 되는 내년 군에 입대할 계획이다. 때문에 이번 음반은 그가 입대하기 전 발표하는 마지막 솔로 음반이 될 전망. 그는 “군대에 다녀온 뒤의 내 모습을 기대해 달라는 의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음반에는 치타가 피처링한 선공개곡 ‘아이 엠’(I AM), SF9의 멤버 주호가 랩으로 힘을 보탠 ‘컴 투 미’(Come To Me), 딘딘과 함께 한 ‘모닥불’, 감성적인 분위기의 ‘옐로우’(Yellow)와 ‘굿나잇’(GOOD NIGHT)이 실린다.
이번 음반은 하드록 위주의 FT아일랜드와도 다르고 발라드가 중심이 된 이홍기의 첫 미니음반과도 다르다. 이홍기는 “트렌디한 장르를 많이 담아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추천 받은 음악을 듣고 ‘내가 이런 장르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도전의 폭을 넓히게 됐다는 전언이다.
이홍기는 “군대에 다녀온 뒤에는 음악 인생 2막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마다 ‘4, 50대에 더 멋진 밴드가 되고 싶다’고 말해온 그는 이날도 “음악 인생을 길게 보고 있다”고 했다. “노래든 연기든 하면 할수록 점점 무르익는다고 하는데, 나도 그 단계를 천천히 밟아가고 있다”는 그에게서 남다른 자신감이 엿보였다.
음반은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이홍기는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