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선박용 연료규제’ 대비한 탈황설비 투자 ‘활발’

정유업계, ‘선박용 연료규제’ 대비한 탈황설비 투자 ‘활발’

기사승인 2018-10-19 04:00:00

정유업계가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대비한 탈황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IMO는 2020년부터 세계 선박의 배출 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로 국내외 선박들은 벙커C유를 비롯한 고유황유 제품들을 선박 연료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로 국내외 해운업계는 기존 고유황유를 대체할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꾸거나, 선박 교체, 선박의 탈황 보조 장치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탈황 장치와 선박 교체는 초기 투자비용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있어 저유황유 수요 증가가 유력하게 예상된다.

특히 국내 선사들의 저유황유 수요는 IMO 규제가 시행되는 2020년부터 연간 10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늘어날 저유황유 수요에 대비해 국내 주요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탈황설비 개발과 함께 저유황유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고유황 연료유를 저유황 연료유로 바꿀 수 있는 설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자회사인 SK에너지 울산공장에 202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구축에 나섰다. 이 설비는 고유황 연료를 저유황 연료유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시키며, 설비가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하루에 3만8000배럴의 저유황유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1위의 저유황유 공급자로 도약하게 된다.

에쓰오일도 고유황유를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전환하는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고유황 중질유를 저유황 연료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해 중질유 비중을 현재 12%에서 4% 수준까지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탈황설비 구축을 마쳤다. 지난해부터 2400억원을 자사 충남 대산 정유공장 증설 작업에 투자해 아스팔텐 제거공정(SDA)을 완공시켰다. SDA는 잔사유에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는 공정으로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저유황유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고도화설비 용량도 하루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까지 늘렸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 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정유업계 고도화율은 40.6%로 국내 정유사 중 1위다.

GS칼텍스 역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제3중질유 분해시설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하며 고도화 시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선박용 연료 규제의 가장 현실적 대안인 저유황유 수요는 국내외에서 크게 증가할 것이다”며 “이에 발맞춰 정유업계 역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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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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