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속 변호사가 퇴직 수일 만에 대형로펌으로 옮겨 심평원 관련 소송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심평원 변호사 소송 현황’에 따르면, 심평원에 3년여간 근무했던 A변호사는 퇴직 4일 만에 국내 대형 로펌으로 이직했다. 이후 심평원은 해당 로펌과의 6번 소송에서 4번을 패하고 단 2차례만 승소했다. 윤 의원은 “심평원에서 쌓은 소송 노하우가 심평원에 ‘칼’이 되어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평원에서 5년여간 근무했던 B변호사도 퇴직 보름 만에 모 로펌으로 이직했다. B변호사는 심평원 재직 당시 이 로펌과의 소송에서 전부 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B변호사가 해당 로펌에 고속으로 스카우트된 것은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퇴직한 고위공직자는 업무와 연관성 있는 곳에 재취업할 수 없도록 규제를 두고 있다”며 “그러나 심평원 변호사들은 별다른 규제가 없어 퇴직 후 언제든 로펌에 들어가 심평원을 상대로 한 소송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세금을 받으며 노하우를 쌓은 변호사들이 하루아침에 로펌으로 옮겨가 심평원을 상대로 법적공방을 펼치는 것은 심평원의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