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가 때리고 김창환은 방관”…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밝힌 폭행·협박 전말

“PD가 때리고 김창환은 방관”…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밝힌 폭행·협박 전말

“PD가 때리고 김창환은 방관”…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밝힌 폭행·협박 전말

기사승인 2018-10-19 14:22:51

“2015년 3월부터 4년 가까이 지하 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프로듀서에게 폭행당했습니다.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습니다. (중략) 신고하고 싶었지만 꿈이 망가질까봐 두려웠습니다. K팝 시장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은 없어져야 합니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정사강·이우진·이석철·이승현·김준욱)의 리더 이석철이 눈물로 호소했다. 19일 오전 서울 새문안로5길에 있는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이석철은 소속사 미디어라인의 문영일 프로듀서로부터 4년 동안 상습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석철의 주장에 따르면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데뷔 전인 2015년 3월부터 문씨에게 폭행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 폭행의 이유는 다양했다. 2015년 3월엔 당시 중학생이던 이승현에게 전자담배를 피워보라고 강요하며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쳤다. 회사에 있는 안마의자가 찢어졌다며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는 명목(2015년 6월), 이승현이 자신의 SNS를 팔로우하지 않는다는 이유(2016년 11월)도 있었다. 

폭행의 정도는 심각했다. 이석철은 데뷔곡 ‘홀라’(Holla)를 준비하던 2016년 8월엔 문씨가 자신의 목에 기타 줄을 감은 뒤, 연주를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목을 졸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이승현을 스튜디오에 가둬놓고 몽둥이로 때렸고, 이은성 역시 문씨에게 마이크로 맞아 머리에 피가 난 적도 있다고 한다.

뒤늦게 폭행 사실을 알게 된 이석철·이승현 형제의 아버지는 미디어라인 측에 항의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재발 방지와 문씨의 사임을 약속했다. 미디어라인 측도 지난 18일 문씨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석철은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문씨가 이번 달 회사에 복귀했고, 이에 지난 4일 이승현이 미디어라인의 김창환 회장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버릇이 없다’며 이승현을 팀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석철은 “다음날 김제에서 일정이 있었는데, 회사에선 (퇴출된) 승현이가 건강상의 문제로 일정에 불참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승현은 폭행과 협박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승현·이석철 형제의 단독 행동으로, 멤버들과는 사전에 개최 여부를 상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석현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정지석 변호사는 “미디어라인은 그동안 ‘멤버를 통한 다른 멤버 감시’라는 수단으로 더 이스트라이트를 통제해왔다. 또 멤버들의 부모들과 상의하게 되면 그 내용이 미디어라인 측에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멤버들이 고소에 동참한다면 함께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현·이석철은 자신들을 폭행·협박한 문씨는 물론,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폭행을 교사하거나 방조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이석철은 “김창환 회장님은 이를 방조했고, 이정현 대표님은 상처도 치료해주지 않은 채 우리를 방송에 출연시켰다”고 밝혔다. 이석철과 정 변호사는 폭행 후 상처 사진, 김창환 회장의 협박·회유 발언 녹취 등을 증거로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것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끝으로 이석철은 “팬 여러분들께 좋은 음악 들려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너무 죄송스럽다. 주변 분들에게도 이 일을 일찍 말씀드리지 못하고 마음에 상처를 드리게 된 것이 너무 죄송스럽다”며 “K팝 시장은 물론,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2016년 데뷔해 ‘평균 나이 16세의 영재 밴드’로 소개됐다. 이우진이 지난해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하며 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멤버 정사강은 폭행설이 알려진 지난 18일까지도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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