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올해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고유가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여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최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LG화학 등 국내 화학 업계는 올 3분기 ‘우울한 성적’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화학업계 빅2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4조4295억원, 영업이익 628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18% 감소한 영업익이다. 한화케미칼은 매출액 2조2249억원, 영업이익 14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매출과 영업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 36% 감소한 수치다.
국내 화학업계 맏형인 LG화학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0% 감소한 608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설명했듯이 화학업계의 실적 부진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중국 시장의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주원인으로 손꼽힌다. 화학사들의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은 이번 달 기준 743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 초 600달러대와 비교하면 100달러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 분쟁 격화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화학기업의 제품 수출 비중은 수익에서 50% 수준이다. 이중에 중국과 동남아 시장 비중은 전체 수출금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판매 정체 및 수요 둔화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이어진다. 4분기는 화학업계의 전통적 비수기인 데다가,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국제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동맹국들에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이 제재 의사를 밝힌 이후 80달러 선을 돌파하며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의 경우 수요 정체 정도의 부수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유가 상승이다. 나프타 자체가 원유의 부산물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한다면 화학업계의 마진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