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월드시리즈(WS) 우승반지를 두고 치러질 마지막 격전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서부지역의 내셔널리그 2년 연속 제패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동부지역을 대표하는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다.
올해 114번째를 맞는 WS는 오는 24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다. 레드삭스는 2013년 우승한 후 5년만이자 통산 9번째 도전에 나선다.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통산 7번째 우승반지를 차지하기 위한 여정의 끝에 도달했다. 만약 다저스가 올해 우승을 차지하면 1988년 우승 이후 30년 만이다.
이들의 WS에서의 격돌은 1916년 이후 102년 만이다. LA 다저스는 당시 브루클린 로빈스의 이름으로 레드삭스와 상대했고, 1승 4패로 반지를 내줘야했다. 미 언론은 모처럼 성사된 빅 마켓 팀들의 대결에 흥분하면서도 114년의 역사 중 2번째로 이뤄진 이들의 만남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ESPN은 “메이저리그 새 역사의 장이 만들어졌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언론들은 2004년 86년간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던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초를 제공하며 ‘더 스틸(The Steal)’이란 별명을 얻은 현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의 심정이나, 현역시절 가장 오랜 기간을 몸담은 ‘친정’ 다저스를 상대로 하는 레드삭스의 알렉스 코라 감독의 각오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레드삭스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이 벌일 최고 좌완투수들의 승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커쇼가 ‘가을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깨고 WS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14일 있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1차전에서 제구 난조를 보이며 4회 만에 물러난 세일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크레이그 킴브럴(레드삭스)과 켄리 얀선(다저스) 두 마무리 투수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류현진 선수의 선발등판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아직 다저스는 WS 1차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류 선수의 3차전 혹은 4차전 선발 등판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지난 챔피언십시리즈 밀워키와의 원정경기에서 실점을 다량하며 강판됐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간 보였던 모습이나 로버츠 감독이 보인 신뢰 등으로 볼 때 3차전이나 4차전에는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류 선수가 선발 등판을 한다면 2009년 필라델피아에서 뛰던 박찬호나 2001년 에리조나에서 뛰던 김병현에 이어 3번째 한국인 투수의 등장이 실현된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