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하도급 분양 관련 분쟁 및 산재 문제로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하도급 상대 갑질 및 공사현장에서 산재 발생과 관련한 보험료 액수도 업계 최다로 기록됐다. 게다가 아파트 입주자 및 조합원 간 갈등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유의동 위원(바른미래당)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쟁 발생 다발 업체’ 가운데 하도급 분야 관련 건설·수주업체는 현대건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선진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롯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순이었다.
앞서 현대건설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2단계 제3공구의 부지조성과 관련 토사납품 계약을 맺은 하도급업체(아키종합건설)로부터 ‘단가후려치기’라는 이유로 피소됐다. 아키종합건설은 현대건설과 올해 2월 토사납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취토장(공사에 쓰기 위해 흙을 파내는 곳)이 변경되면서 납품 상황은 달라졌다. 결국 단가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에 따라 40% 이상 낮은 가격에 토사를 납품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산재보험료 액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보험급여가 많이 지급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업무상의 이유로 사망 또는 부상이나 질병 등의 재해를 입어서 각종 급여(보험금) 지출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471억원)이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산재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439억원으로 2위, GS건설(359억원), 삼성물산(295억원), SK건설(230억원), 롯데건설(225억원) 순이다. 게다가 소송건수도 국내 주요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총 209건이다. 이어 삼성물산(186건), 대우건설(166건), 대림산업(125건)이다. 소송가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대림산업(7459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분양을 공격적으로 하는 만큼 재개발·재건축 조합 혹은 입주자들 간 갈등도 번번이 일어났다. 현대건설이 조합과 입주자들로부터 소송당한 건수는 9건에 달한다. 소송 내용은 대부분 하자보수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 조합 간 소송은 왕십리뉴타운 제3구역(센트라스) 조합과 갈등이다. 해당 조합은 지난해 11월 8일 소장을 접수했다. 소송 내용은 공사대금정산 및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다.
왕십리뉴타운 제3구역 센트라스는 현대, SK, 포스코가 컨소시엄한 아파트로 입주한 지 2년이 됐지만 아직도 건설사와 조합 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게다가 하자 문제로 인해 입주자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라스 한 입주자는 “현재 하자에서 심각한 부분은 주상복합 내 상가 식당들의 환기구가 아파트 출입구 쪽으로 위치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왕십리 제3구역 조합과 소송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송으로 인해 하자 보수와 관련 공사가 중단되면서 조합과 일부 주민들과 입장 차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