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자 곳곳서 부작용 .. '한국금융지주 승부수'는 뭘까

몸집 불자 곳곳서 부작용 .. '한국금융지주 승부수'는 뭘까

기사승인 2018-10-22 17:04:26

김남구 부회장이 이끄는 한국금융지주가 꾸준한 합병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을 확장시키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초대형IB(투자은행)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사업 영역을 확장한 만큼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이큐파트너스, 싱가포르법인 등 한국금융지주 내부 자회사 일부는 자본출자금 대비 자산이 쪼그라든 상태다. 안팎의 논란도 자유롭지 못하다. 내부적으로는 노조원 정치 활동 금지가 도마에 오른 바 있고, 투자자 상대로 한 내부 직원들 리스크 관리도 부실하다는 평가다.

◇‘M&A 승부사’ 김남구 부회장, 외형 및 내실 다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2004년 동원금융지주를 맡아 동원그룹으로부터 사실상 독립한 뒤 외형을 키웠다. 김 부회장은 당시 자사(동원증권) 보다 외형이 큰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사명은 한국투자증권으로 변경한다.

한국금융지주 핵심계열사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증권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대형증권사로 성장한다. 한투증권은 업계에서도 외형적 성장과 내실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투증권은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2800억원, ROE 13.2%를 기록했다.

3분기 잠정실적은 증시 하향세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상대적 이익안정성은 높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 신동하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 ELS 발행 및 조기상환 축소 등에도 한국투자증권의 IB와 운용 부문의 선전,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ROE는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회사 손실 확대…출자액 대비 자산 적어

사업을 크게 벌여놓은 만큼 일부 자회사(종속기업)들은 크게 고전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이자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이큐파트너스는 자본출자 대비 자산 가치가 적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큐파트너스의 자본 출자액은 364억6500만원이었으나 현재 총 자산(2018년 2분기 기준)은 187억5800만원이다. 자기자본(2018년 2분기 기준) 184억100만원으로 자본 출자액 대비 약 2배 감소했다. 이 기업의 PEF(사모채권펀드)중 하나인 ‘이큐파트너스아시아사모투자펀드’가 손실이 커지면서 현재 장부가액에 0원으로 집계된 상태다.

김남구 부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이큐파트너스의 모험자본 투자 경험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막상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한 한국금융지주가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소재의 헤지펀드 투자회사 ‘키아라 캐피탈Ⅱ’도 지난해 법인 청산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탈퇴가 완료됐다.

김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헤지펀드는 글로벌로 투자해야 하는데 한국 보다는 싱가포르가 유리하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밖에 뉴욕현지법인, 런던현지법인도 출자액 대비 총자산이 감소한 상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현지법인은 외국인 상대로 국내주식을 세일즈를 하는데 성과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정치 활동 금지 논란…외부 민원도 급증

노조 및 직원에 대한 정치 활동 제한도 논란이 되면서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지난 5월 사무금융노조 측에서 문제제기했던 내용이다. 한투증권의 취업규칙 조항 세 번째 내용 중에는 ‘직원은 고객, 직원 등 회사와 관계있는 자에 대해서는 제2항에도 불구하고, 정치활동을 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사기업 내 노조들은 정치 활동 목적 달성을 위한 파업은 금지돼 있다. 노조 구성원 개개인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는 제약을 두지 않는다.

반면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 2009년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MB정권 시절 ‘금융권 비선실세’라는 얘기가 나왔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또한 굴지의 대형사임에도 투자자 보호 리스크 관리가 소홀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소비자정보 공시’ 항목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운용사 임원 투자금을 편취 후 잠적했다가 고소당했다. 한투증권은 지난 2016년에도 두 차례 투자금 횡령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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